전기차 배터리, 2개 중 1개는 '중국산'[K-배터리 만리장성 넘을까①]
14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 기관 SNE리서치가 집계한 올 1분기 전기차용 배터리 출하량 1위는 중국 CATL이다. CATL은 75GWh(기가와트시)를 공급하며 전 세계 시장 점유율 36.2%를 차지했다. 여기에 중국 BYD까지 합치면 시장에 출하된 배터리 50.7%가 중국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다. 반면 한국 배터리 3사는 합산 25.3%(LG에너지솔루션 13.5%, 삼성SDI 7.2%, SK온 4.6%)로 중국 CATL 기업 한 곳 출하량에도 미치지 못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이 이처럼 급성장한 배경에는 자국 내수 시장이 자리잡고 있다는 중론이다. 전 세계 전기차 3위 시장인 중국 자국 시장에선 화이트리스트와 보조금 혜택을 받은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했다. 여기에 더해 유로(Euro) 7, 미국 환경보건청(EPA) 등 규제도 예상 외로 후퇴하면서 전기차 전환 속도는 더 늦어졌다. 이는 전기차 침투율 저하로 이어졌고, 유럽·북미 시장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적기에 시장 상황에 대응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들린다. 지난해 전기차 침투율이 15%에 근접하면서 캐즘(대중화 이전의 일시적 수요침체)가 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을 때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완성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 배터리 3사는 에너지 효율이 높지만 가격이 비싼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주 무기로 삼고 있다. 하지만 2년 새 중국 기업의 주력 제품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이 41.5%포인트 증가한 46.6%로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CATL은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도 진출해 기술력을 쌓고 있다. 테슬라 모델 3등 중저가 전기차는 물론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이 CATL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등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한국 배터리 기업들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급변하는 세계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