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 '논공행상'…스가·아소 '포섭', 아베파 배제는 '불씨'[日이시바 시대①]
"당직·각료 인사는 총재 선거의 논공행상, 전직 총리에 대한 배려"지지통신 "이시바-스가-모리야마 3인으로 자민당 정권 골격 형성"방위상 출신 인사 요직 꿰차…亞나토 창설 등 안보 정책 강화 의도
차기 총리에 취임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자민당 총재가 단행한 인사는 한마디로 '논공행상'이다. '거당 내각'이라는 명분을 갖추기 위해 일정 부분 '배려'와 '포섭' 속에 새 내각이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 아베파 인물이 한 명도 없어 갈등의 불씨 또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시바 총재는 총리 취임 전날인 30일 당 집행부·내각에 대한 주요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시바 총재는 이날 오후 임시 총무회에서 "총재로서 국민을 믿고 용기와 진심으로 진실을 말하고 일본을 다시 한번 모두가 웃는 얼굴로 살 수 있는 안심하고 안전한 나라로 만들기 위해 온몸을 다해 나가겠다"며 당 집행부를 발표했다. 첫 인사에서는 당 내 비주류였던 측근에 대한 논공행상 뿐만 아니라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지지'로 돌아선 구 기시다파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그룹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모리야마 간사장 사실상 당 2인자 등극 당직 인사로는 당 부총재에 무파벌인 스가 전 총리를 올렸고, 당 최고 간부인 당 3역(간사장·총무회장·정무조사회장)으로는 간사장에 모리야마 히로시 총무회장을 기용했다. 모리야마 간사장은 사실상 당 2인자 실세로 등극했다. 총무회장에 아소파의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 정무조사회장에 구 기시다파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이 발탁됐다.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을 지지했던 아소 다로 부총재를 당의 최고 고문으로 추대하고, 총재 선거 경쟁자였던 무(無)파벌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에게는 당 선거대책위원장직을 맡겼다. 각료 인사에서는 재무상에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 방위상에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 외무상에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을 앉혔다. 구 기시다파의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과 연립정당인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 국토교통상은 연임된다. 경제재생담당상인 아카자와 료세이 재무 부대신, 디지털상인 다이라 마사아키 전 내각부 부대신은 구 이시바파로 오랫동안 이시바를 지지해 온 측근들이다. ◆총재선거 선대본부장, 스가 전 총리 측근 등 각료로 기용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이 같은 진용을 두고 "이시바, 스가, 모리야마 3인으로 정권의 골격을 형성했다"고 짚었다. 외무상에 발탁된 이와야 다케시 전 방위상은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진영의 선대본부장을 맡았고, 경제재생담당상에 오른 아카자와 료세이는 미미하지만 구 이시바파의 멤버였다. 고이즈미 신지로와 어린이정책담당상에 내정된 미하라 준코 참의원 의원은 스가 전 총리와 가깝다. 경제안보담당상에 임명된 기우치 미노루 부간사장은 구 모리야마파에 속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당직·각료 인사는 총재 선거의 논공행상과 전직 총리에 대한 배려가 짙다"며 당직·각료에 내정된 멤버를 보면, 이시바 총재와 관계가 가까운 의원이나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이시바 지지'로 돌아선 의원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일본 공영 NHK는 "정권 운영의 안정을 강하게 의식한 인사"라며 "총재선거 결선 투표에서는 이시바와 다카이치의 득표는 거의 호각이었기 때문에, 결선투표에서 자신을 지지한 것으로 보이는 스가를 부총재로, 다카이치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아소를 최고고문으로 균형을 맞춘 모습이다. 조정력으로 정평이 나 있는 모리야마의 간사장 기용도, 당내 기반의 약함을 보충하는 목적이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권 안정 강하게 의식…총재 선거 경쟁자 8명중 3명만 기용 다만 "각료 인사에서는 이시바 자신과 가까운 의원의 입각도 눈에 띄었고, 총재 선거를 다툰 8명이 당직자와 각료로의 기용을 고사한 경우가 있었다고는 해도 3명에 그쳤다"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어, 이시바로서는 우선 거당 태세 구축이 과제"라고 NHK가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지지'로 돌아선 동료가, 새 정권의 핵심을 담당하는 것은 틀림없다"면서 "하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이시바에게 있어서, 인사에 있어서의 밸런스는 과거의 정권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짚었다. 이시바 본인도 지난달 27일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총재 선거에서 싸운 다른 8명의 후보에 대해 "어울리는 직책을 부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라고 언급했지만 그 인사는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전형이 다카이치다. 이시바는 다카이치에게 총무회장 자리를 제시했지만 다카이치는 이를 고사했다. 다카이치측 관계자는 "두 사람은 정책에 대한 생각이, 결정적으로 다르다"고 평했다. 총재 선거에 입후보해 중견·신진의 지지를 모아 9명 중 5위에 오른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상에게도 당 홍보본부장을 타진했지만, 고바야시는 이를 고사했다. ◆총재 선거 결선 상대 다카이치, 총무회장 자리 고사 여기서 이시바 총재가 '거당 태세'를 연출하기 위해 의지한 것은 아소 부총재였다. 간사장에 내정된 모리야마 총무회장이 아소와 직접 만나 당 최고 고문직을 제안했고, 이를 아소가 수락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총재 선거에서 경쟁한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등에게도 중직을 맡기는 거당 태세를 목표로 했지만, 라이벌들은 잇따라 고사했다"며 이시바 정권이 "불씨를 안고 출발"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이시바는 중의원 선거의 싸움 속에서 당의 결속을 기대하지만, 결과 여하에서는 단번에 무너질 리스크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일하게 파벌을 유지하는 아소파(54명)는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 지지로 돌아섰지만 총무회장에 스즈키 재무상이 기용되고 무토 요지 전 경제산업부대신과 아사오 게이치로 참의원 운영위원장도 첫 입각하게 됐다. 다만 구 아베파의 입각은 단 한 명도 없어 파벌 내부에서 "왕따 취급"이라는 반발도 나온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아시아판 나토' 등 안보정책 드라이브 여부도 관심 한편 이시바 총재가 방위상 출신 인사들을 요직에 배치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총재 선거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와야 다케시가 외무상을, 나카타니 겐 전 방위상이 다시 방위상으로 재등판했고,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도 당 3역인 정무조사회장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재가 안보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의도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시바 총재는 총재 선거에서 중점적으로 호소해 온 것이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창설이나 미일지위협정 개정 등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나토 가입국에 대한 공격을 전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나토처럼 아시아에도 집단방위조직이 필요하다는 게 이시바의 생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