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강도 전수조사[신한證 1300억 손실사고③]
내부통제 또 도마 위성과급 체계 들여다볼까[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운용 손실로 1300억원을 날린 신한투자증권 사태로 증권사들의 내부통제 이슈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도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업무에 국한하지 않고 파생거래 보고 체계, 리스크 관리 체계 등 전방위적인 점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이 ETF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것과 관련, 지난 14일부터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26개 증권사와 주요 자산운용사의 파생상품 거래와 관련한 전수 점검에 들어갔다. 우선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 금융사고의 경위와 손실 사유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이번 손실은 지난 8월5일 아시아 주식시장의 대규모 급락 시점에 이뤄진 코스피200 선물거래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다. 하나증권도 당시 옵션 매도 전략으로 고객 랩어카운트 계좌가 큰 손실을 입은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어떻게 ETF LP 부서에서 이렇게 큰 규모의 손실이 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LP 본연의 역할, 즉 호가 제시와 아에 따른 헤지 거래 외에도 회사 자기자본을 불리기 위한 차익 거래로 성과를 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 해도 ETF LP 부서에서 거래할 수 있는 거래 한도, 거래 횟수, 위험 노출 한도 등이 정해져 있을텐데 이렇게 큰 규모의 사고가 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적극 매매냐, 수동 매매냐는 회사에 따라 다를 수 있고 권한을 얼마나 열어뒀냐의 문제다. 트레이딩 부서 아래에 있는 경우라면 프랍북(자기자본)도 꽤 열어주고, 수익도 많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기자본, 즉 회삿돈으로 트레이딩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이중, 삼중으로 돼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또 야간 선물매매를 하라고 그렇게 큰 한도를 줬을 거라 생각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는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만큼만 한도를 내줄텐데 이 시스템이 무력화됐거나, 누군가가 한도를 풀어줬거나 두가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도를 열어주지 않았는데 직원이 허위 스왑거래를 꾸며내 대규모 선물매매를 하는 등 시스템을 피해갔다면 내부통제에 구멍이 뚫린 셈이 된다. 윗선에서 한도를 일시적으로 풀어준 것이라면 공동의 책임이 있다 할 수 있다. 만에 하나 회사 자체에 LP 운용과 관련한 구체적 지침이 없었다면, 이 역시 회사 내부통제의 결함이라고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신한의 손실 규모로 보면 만만치 않은 규모의 자본이 투입됐을 걸로 보이는데 부서 성격은 그렇지 않은 점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법인영업 성격의 홀세일부문 국제영업본부에 ETF LP 업무를 배치하고 있다. 트레이딩, 자기자본운용(PI) 부문에 배치한 일부 회사들과 달리 운용쪽과는 선을 긋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법인영업은 운용 수익보단 위탁매매, LP 업무에 따른 수수료 등을 주요 수익 기반으로 한다. 한편으론 홀세일 부문 아래에 있기 때문에 운용부서보다 리스크 관리가 약했던 거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PI, 트레이딩 부서는 회삿돈을 굴리는 곳이라 내부통제가 철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성과급 체계를 들여다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손실이 높은 운용 수익을 내면 높은 인센티브가 돌아가는 보수 체계 아래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ETF LP 부서는 단순 서포트·지원부서가 아닌 매출부서 성격이 있다"며 "운용을 잘 하면 수익을 내고 그에 따라 성과급도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규, 내부통제 적정성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은 증권사 전체를 점검 대상으로 삼았다. 금감원은 이 같은 손실이 또 있는지와 더불어 주요 파생상품 거래를 전수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횡령이 많은 은행쪽과 달리 증권사는 파생 계약 청산 기한이 있고, 진짜 계약 상대방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꾸며낼 수 없다"며 "분기 결산 과정 등에서 손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가 발견하고도 보고하지 않은 경우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요청해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