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으로 변한 국보와 보물…한국화가 서수영 '헤리티지 코드'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서 개인전조선 백자· 산수화 문화재 오마주 재해석신작 회화 삼공불환도·세한도 등 6점 첫 공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조선백자부터 산수화까지 황금처럼 변신한 국보와 보물의 자태가 새롭고 귀중하게 다가온다. 서수영 작가의 개인전 '헤리티지 코드 : HERITAGE CODE' 전시가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12월22일까지 열린다. 지난 1일 개막한 이 전시는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서정림)이 지역의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2024 성남작가 조명전'의 다섯 번째 전시다. '한국 화가' 서수영은 한국 전통회화의 견고한 방법론을 토대로 한국미를 구성하는 미학적 원류를 진지하게 탐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조선 백자와 산수화 등의 국보와 보물 문화재를 오마주해 동시대 조형 언어로 재해석한다. "백자를 애호했던 조선시대 문인 정신을 현재까지 이어가야 할 한국의 미로 평가해야 한다" 서수영 작가는 직접 제작한 한지 위에 부조 기법으로 도자기 국보와 보물을 화려하게 그려낸다. 전통 석채(石彩)를 활용해 오방색을 현대적인 미감으로 채색하여 생동감을 더했다. 또한 백자 표면의 빙렬(氷裂)은 섬세한 금채로, 백자를 품고 있는 산수화의 묘사는 물성이 도드라지는 화려한 금박으로 정교하게 표현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제작 과정은 치밀하고 노동집약적이다. 문인화의 정신이 담긴 선묘(線描)에서 출발해 정교한 금니(金泥, 아교에 개어 만든 금박 가루)와 금채(금가루 채색), 석채(돌가루 채색) 등 다양한 전통 미술 기법을 더한다. "선조들의 가치와 이상향, 정신세계 등을 담아내기 위해서다."
"조선의 백자를 조망하는 것은, 조선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이 지향했던 가치와 이상향, 정신세계를 살펴보는 일이기도 하다. 조선 백자는 당대 최고의 과학 기술과 최상의 미감이 집약된 결정체이다. 서수영은 청화백자를 애호했던 문인정신과 감식안을 동시대에도 계승하고 이어가야 할 한국미로 평가하며 이를 한지 부조 위에 화려하게 그려냈다."(박은경 성남큐브미술관 큐레이터)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 제작된 대규모의 신작 회화 '헤리티지 코드' 시리즈 6점이 첫 공개됐다. 지난 10년 간 주로 겸재 정선의 작품을 재해석했던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단원 김홍도의 '삼공불환도'(보물 제2000호),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국보 제180호), 조선 후기 '백자철화포도문호'(국보 제107호), 조선 초기 '백자 병'(보물 제1054호) 등을 다양하게 오마주해 표현해 냈다. 성남문화재단 서정림 대표이사는 “서수영 작가는 기존의 ‘소박함’, ‘질박함’으로 표현되는 한국적 아름다움의 근대적 해석을 넘어, 고려불화에서 청화백자까지 한국미술사 속 격조 높은 화려함에서 진정한 한국미를 찾아 표현하는 작가”라며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해 역사를 기억하고 동시대 우리 모습을 투영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관람은 무료.
◆서수영 작가는? 서울 출생으로,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 동덕여대 예술대학 회화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Galerie Visconti(프랑스), 한국미술관, 영은미술관을 비롯해 40여 회의 국내외 개인전과 200여 회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영은미술관, 한국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