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의 아름다운 비극…티나 이코넨, 한국 첫 개인전
공근혜갤러리서 22일부터 전시눈 덮인 아름다운 풍경 속 북극 위기 알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지난 40년 동안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의 모습은 너무 많이 변했다. 빙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누이트와 북극곰의 삶의 터전이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핀란드 사진 작가 티나 이코넨은 1995년부터 그린란드를 정기적으로 여행하며 북극 지방의 자연 풍경과 원주민 이누이트(Inuit)족의 생활모습을 사진에 담아왔다. "이누이트족 마을은 그린란드에서 가장 작은 공동체이자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에요. 그곳에 도착했을 때, 저는 그 자연, 풍경, 문화, 사람들에게 완전히 반해버렸고, 그때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죠. 이후로 그린란드를 계속 방문하게 되었어요." 고립된 땅에서 이누이트족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냥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전히 썰매를 타고 사냥을 하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다. 통산 평균 기온이 0~8도의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 전체 땅을 85%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티나 이코넨은 "많은 사람들이 왜 거기에 가려고 해요?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물었다며 프랑스 사진 전문 잡지와 올해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직접 보고 싶었어요. 이것이 사진작가의 일일로 그린란드 북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기후 변화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이미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거든요."
북극 그린란드의 설원 풍경을 그림처럼 담아내는 사진작가 티나 이코넨의 한국 첫 개인전이 열린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는 22일부터 12월21일까지 티나의 '그린란드(Greenland)'를 전시한다. 이누이트의 일상과, 북극곰, 그리고 눈 덮인 그린란드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30여 점의 대형 사진 작품들을 소개한다. 작가의 대표 연작 'Home'도 공개한다. 이 연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이누이트가 사는 작은 목조 주택들을 촬영한 것으로 올해 6월, Hasselblad Masters Architecture 하셀블라드 마스터즈 건축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청명하고 아름답고 고요하게 보이는 사진은 북극 그린란드의 존재에 대해 각성하게 한다. 작가는 "지난 40년 동안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그린란드의 모습은 너무 많이 변했다"면서 "빙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누이트와 북극곰의 삶의 터전이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알렸다. 관람은 무료.
"30년 전만 해도 바다는 1년에 10개월 정도 얼어 있었고, 얼음 두께는 2미터였어요. 하지만 이제 바다는 절반의 기간만 얼어 있고, 얼음 두께는 30cm에 불과해요. 이 말을 2005년에 시오라팔룩에서 만난 사냥꾼 Qujaukitsoq에게 들었어요. 사람들은 더 이상 바다 얼음이 언제 형성될지 예측하지 못해요. 그 얼음의 감소는 북극곰과 북극 동물들에게 큰 위협이 됩니다. 또한, 이누이트들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에도 큰 위협이죠. 바다 얼음에서 사냥을 하는 것이 더욱 위험해졌고, 그들이 늘 사냥하던 지역에서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개썰매로 다니던 길들도 사라지고 있어요. 전통적인 생활 방식이 영원히 사라질 위험이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티나 이코넨)
◆티나 이코넨은? 헬싱키에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1995년 투르쿠 예술 커뮤니케이션 학교를 졸업하고 2002년 헬싱키 예술 디자인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를 비롯한 제 17회 시드니 비엔날레 등 다양한 국제 무대에 초청되어 전시했다. 프랑스 알베르칸 미술관 Albert Kahn Musée, 앵커리지 박물관, 알래스카, 덴마크 국립 사진 박물관, 코펜하겐 울프스버그 Wolfsburg 미술관,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 및 독일 루트비히 박물관, 스웨덴 현대 미술관, 핀란드 헬싱키 시립 미술관 등, 유럽, 미국 및 아시아 전역의 중요한 공공미술관에 작품이 영구 소장 되어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