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교육 전문가가 전담한다…'늘봄지원실' 도입[2025 늘봄준비①]

등록 2025-01-30 08:00:00   최종수정 2025-02-05 08:59:51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늘봄학교 기획·관리 '늘봄지원실' 3월부터 가동

교사들은 정규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

교육 경험 풍부한 인력이 실장 맡아 전담 관리

소규모 학교는 순회인력 배치…증원 요청 있어

associate_pic
[부산=뉴시스] 지난해 9월12일 부산 강서구 명지늘봄전용학교에서 초등생들이 놀이예술 수업을 받고 있다. 전국 첫 늘봄 전용 교육시설인 명지늘봄전용학교는 강서구 명지동 내 남명초등학교 등 7개 초등학교 학생 총 400명을 교육할 수 있도록 20개 모듈러 교실을 설치해 건립됐다. (사진=뉴시스DB). 2025.01.30. [email protected]

정부가 학부모의 돌봄·사교육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해 온 늘봄학교가 올해 한 발 더 나아간다.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 모든 희망자에게 2시간 동안 무료로 제공했던 맞춤형 프로그램은 2학년까지 확대한다. 학교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정책도 추진된다. 학부모들의 만족도 역시 무척 높다. 뉴시스는 교육부와 새 학기 늘봄학교에 찾아오는 변화와 현장의 반응을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한 달여 뒤 새 학기부터 전국 초등학교에서는 신입생 뿐 아니라 2학년도 '늘봄학교' 맞춤형 프로그램을 2시간 무료로 수강할 수 있게 된다.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조직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교무실, 행정실과 별도의 조직인 '늘봄지원실'이 생긴다. 교사는 수업과 교육활동, 늘봄지원실에 속한 공무원과 공무직은 교육과 돌봄에 집중할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은 3월부터 늘봄지원실장을 맡을 교사 출신 공무원(임기제 교육연구사) 약 1200명을 선발하고 연수를 대부분 마쳤다.

교육부도 중앙교육연수원에서 다음 달 7일까지 3차례에 걸쳐 늘봄지원실장 임용 예정자와 시도교육청 업무 담당자 총 196명을 위한 연수를 하는 등 채비를 하고 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가 옛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아우르는 '종합 교육 체제'인 점을 고려해 늘봄지원실을 이끌 실장을 임기제 교육연구사로 배치했다. 교원 자격소지자 중 경력이 최소 5년 이상인 사람이 전직하는 개념으로, 다만 최소 경력은 교육청별로 여건에 맞게 정하고 있다.

그동안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을 하거나 담임을 맡으면서 동시에 '방과 후 부장'을 도맡아 왔다. 돌봄전담사와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 강사 채용, 관리, 학생들의 생활지도, 학부모의 민원 등을 관리하던 터라 부담이 무척 컸다.

새 학기 늘봄지원실장에 임용될 예정인 임기제 교육연구사들도 학교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전북의 이시온 예비 늘봄지원실장은 초등교사로 14년 일했고, 2020~2024년 코로나19 시기 방과후부장을 맡았다.

이 교육연구사는 "방과후 업무 5년 내내 담임교사 업무를 병행하면서 다른 부장교사들과 '마치 학원을 경영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며 "프로그램 기획과 강사, 업체 선정, 소통 과정에 대한 부담이 굉장히 컸다"고 전했다.

그는 "수업 시간 도중에 강사가 갑자기 '오늘 못 온다'고 알리는 경우가 있다"며 "수업 도중에 대체강사를 결정하거나 휴강을 결정하는 업무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보니 수업을 충실히 진행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광주에서 21년 간 초등교사로 일했던 김대현 예비 늘봄지원실장은 "(방과후 업무는) 스트레스가 많다 보니 부장업무 중에서도 기피 업무가 됐고 광주에서는 많은 학교에 방과후 학교 전담이라는 보조인력이 투입돼 왔다"며 "오후시간 대부분에 또 하나의 '학교'를 운영하는 만큼 전담인력이 배치돼야 교사들이 신경을 덜 쓰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런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사례를 참고했다. 학교 시설을 쓰되, 운영하는 인력은 기존 교직원과 전혀 다른 구성원이 맡게 한다는 구상이다.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 새 학기부터 초등학교는 늘봄학교 업무를 전담하는 늘봄지원실 조직이 생긴다. 교무실 및 행정실과 더불어 3원화 체제로 개편되는 셈이다. (자료=교육부 제공). 2025.01.30. [email protected]
늘봄지원실장은 교육전문직 공무원이다. 수업을 하지 않고 오롯이 늘봄학교 운영과 기획 등을 전담하게 된다. 대신 교사는 정규 수업을 오롯이 맡을 수 있게 된다.

실장은 학생과 학부모의 프로그램 수요조사, 운영계획 수립과 프로그램 편성, 인력과 공간 확보, 운영 등 업무 전반을 주관하게 된다. 늘봄 활동 중 빚어진 민원 처리와 안전 관리 등의 업무도 늘봄지원실에서 맡게 된다.

그간 근무하던 늘봄전담사(돌봄전담사), 늘봄프로그램강사(방과후강사)도 모두 늘봄지원실 소속으로 바뀐다. 학교 소속이 아닌 강사와 자원봉사자도 함께 관리한다.

김주현 충남 광석초등학교 교장은 "교장에게는 비록 부담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늘봄학교 도입으로 교사들이 기존에 맡아 왔던 돌봄 및 방과후 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늘봄학교 업무가 각자의 전문성을 전문화되면 일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과정은 교감, 늘봄은 지원실장, 행정은 행정실장 중심으로 3개의 분야로 나뉘어 운영이 이뤄진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 예비 늘봄지원실장은 "늘봄지원실이 별도 조직으로서 기존보다 확대되고 강화된 늘봄학교의 업무를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담당하면서 교무실 및 행정실과 협조하면서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 당국은 늘봄학교 행정을 맡을 늘봄실무직원(실무사)도 확충해 늘봄지원실장과 협조하며 업무를 볼 수 있게 했다. 교육공무직, 단기계약직, 퇴직교원 등이다.

늘봄지원실장을 일반직 공무원이 아닌 교사 출신 교육전문직으로 배치한 이유는 또 있다. 실장들이 교육 전문가인 교사 경력을 살려 교육과정과 연계하거나 교육적 관점에서 늘봄학교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한다는 취지다.

강민지 충북 청남초등학교 교장은 "그동안 방과후학교라 그러면 교육에서 한 손을 놓은 듯한 느낌이 있었다"며 "늘봄지원실장은 교육에 대한 이해가 있는 분이라 교육적인 차원의 프로그램을 개설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청마다 다르지만 교사가 교육전문직인 늘봄지원실장으로 전직하기 위해 기존 방과후부장 경력을 우대하는 등 자격 조건을 강화한 지역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러 소규모 학교를 한 명이 맡는 순회 근무 체제가 도입될 예정이라 더 많은 인력 충원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는 늘봄지원실장을 충원하면서 현직 초등교사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공립 교원 임용시험 신규 모집인원도 늘렸다. 2025학년도 시험에서 전년 대비 1115명(35.3%)를 늘린 4272명 선발을 공고했고, 향후 1~2년 늘봄지원실장 수요를 반영해 신규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