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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굿, 최초의 콘서트…'케이팝 데몬 헌터스' 최대한 한국다웠으면"

등록 2025-06-25 20:18:49   최종수정 2025-07-02 14: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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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공동 연출 맡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 넷플릭스 통한 일문일답

"어린 시절 원타임 테디 팬…더블랙레이블과 작업 결정 이유"

"트와이스와 작업, 美 리퍼블릭 레코드가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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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아이돌 문화·한국의 전통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함께 작품의 완성도로 호평을 받고 있는 넷플릭스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 작품의 각본과 공동 연출을 맡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은 처음부터 K-팝 영화를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매기 강 감독은 2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저는 애니메이션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우리 문화에 대한 애니메이션 영화가 나온다면 너무 멋있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스토리를 구상하다가 그는 이상하게도 악귀 디자인이 굉장히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이르렀다. "우리나라 아이돌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저승사자, 도깨비, 물귀신과 같은 이미지들은 해외에서 만드는 프로젝트에서는 나올 수 없는 이미지"이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많이 나오는 슈퍼히어로 이야기에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을까도 고민했다. 매기 강 감독은 "섹시하고 터프하고 멋있는 여자 슈퍼히어로 캐릭터는 요즘 많이 등장하는데, 저는 조금 더 리얼한 여자 캐릭터를 보고 싶었다"면서 "그래서 웃기고, 약간은 바보 같고, 이상한 표정도 짓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저 같은 캐릭터를 보고 싶어서 그런 캐릭터를 구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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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던 중 '데몬 헌터'는 대부분 숨어서 하는 일이다 보니 정체를 숨기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고, 이 때 K-팝이 떠올랐다고 했다. K-팝이 들어가고 나니 뮤지컬이 됐고, 콘서트 배경 같은 스펙터클도 영화에 있어서 더 좋은 포인트가 될 것 같아서 이 장르가 소재가 됐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아이돌을 본격적으로 다룬 해외 첫 애니메이션이다. 퇴마사이자 K팝 걸그룹인 헌트릭스가 악령이자 K팝 보이그룹인 사자보이스를 물리치는 이야기다. 헌트릭스는 우리 전통 예인의 궁극이기도 한 무당, 사자보이즈는 여전히 다양하게 해석되는 저승사자를 모티브로 삼았다.

매기 강 감독은 "굿이라는 건 음악과 춤으로 요괴들을 물리치는 것이다 보니, 이 영화의 콘셉트와 딱 맞을 것 같았다"면서 "우리나라 문화에 이미 있는 것인데, 아이디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무당은 거의 다 여성이기 때문에 좀 더 연결이 잘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보면 굿이 최초의 콘서트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당과 작품을 연결시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만들게 됐습니다."

이번 애니메이션을 한국에서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다가 호의적인 반응을 접한 뒤 긴장이 풀렸다는 매기 강 감독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다섯 살 때 부친의 회사 일로 가족들이 캐나다 토론토로 가게 됐다. 처음엔 1, 2년만 캐나다에 머물다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생각을 했는데, 5년이 지난 후 그의 부모는 캐나다 이민을 결정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때 여름방학은 모두 한국에서 보내며, 한국 사촌들과 놀고, 한국 텔레비전을 보고, 한국 음악을 듣고 자라서 한국의 팝 컬처를 많이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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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매기 강 감독이 어릴 때 그의 부친은 영화 감상이 취미였다. 부친을 따라 구로사와 아키라, 페데리코 펠리니,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왕자웨이(王家卫·왕가위), 찰리 채플린 감독의 작품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나 영화 제작에 관심이 굉장히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단편 영화를 많이 써보면서 캐릭터 디자인이나 그림을 많이 그렸던 이유다. 자신이 자란 토론토 근처 애니메이션 학교 셰리든 컬리지에서 2D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다. 이 학교 3학년 때는 졸업 작품으로 단편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 영화를 만들면 캐나다, 미국의 스튜디오들이 와서 리크루팅을 하는 '인더스트리 데이'라는 행사가 펼쳐진다.

매기 강 감독이 졸업하는 해에는 드림웍스, 블루스카이, 니켈로디언 세 회사가 이 학교에 왔다. 이 회사들과 인터뷰를 했고 드림웍스에서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지원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수백 명의 지원자 중 여섯 명을 뽑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선발됐다. 그때부터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일을 했다. 드림웍스에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10년가량 일을 했고 이후 블루스카이, 워너 애니메이션, 일루미네이션에서도 근무했다. 워너에서 슈퍼바이저로 일을 하다가 감독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오리지널 프로젝트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작품 속 음악은 진정한 K-팝이기를 바랐다. 전통적인 뮤지컬의 형태는 원하지 않았다. 기존 뮤지컬처럼 캐릭터들이 자기의 감정을 노래하는 방식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K-팝 아이돌이다 보니 콘서트도 해야 하고, 자신들이 직접 노래를 써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접근이 잘 맞아 떨어지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 K-팝 레이블과 함께 협업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힙합 그룹 '원타임'이 활약하던 시절 이 팀의 멤버였던 프로듀서 테디의 팬이었던 그는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과 협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더블랙 레이블의 음악이 '헌트릭스'의 분위기나 감성과 잘 맞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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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이그제큐티브 음악 프로듀서 이안 아이젠드래스도 합류했다. 실사 영화 '위키드', '백설공주' 음악 작업에 참여한 프로듀서로 스토리텔링에 강점이 있다. 이후 방탄소년단(BTS)이나 트와이스 같은 K팝 간판 그룹들과 작업한 경험이 있는 이들도 합류했다. "당장 K-팝 시장에 바로 음원을 발매하더라도 사람들에게 K-팝다운 음악으로 인지될 수 있을만한 음악들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어려웠던 지점은 아무도 K-팝 음악으로 뮤지컬을 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작곡가들이 곡을 쓰는 과정에서 7번, 8번까지 수정을 거치고 곡을 다시 쓰는 과정을 겪어야만 했다.

작품은 '컴백'과 함께 진행하는 팬 사인회, 응원봉, 한국어 플래카드 등 K팝 팬덤 문화를 군데군데 잘 스케치했다.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엔 K-팝 팬들에게 익숙한 용어와 이들이 그룹들로부터 느끼는 매력을 느끼는 요소를 잘 집약했다. 선후배 관계인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가 서로 허리를 90도 이상 숙여서 인사하는 장면 등이 재미 포인트다.

또 트와이스 '스트래티지'를 비롯 힙합 듀오 '듀스'의 '나를 돌아봐', 그룹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 듀오 '멜로망스'의 '사랑인가 봐' 등 한국 대중음악을 곳곳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음악을 얹어보는 과정에서 엑소와 멜로망스의 음악을 넣어봤는데 너무나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곡은 초기부터 정해져 있었고, 실제로 음악 라이선싱 과정과 새로운 스코어 작곡 과정을 거치며 이 두 곡은 너무 완벽해서 그대로 쓰면 좋겠다는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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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트와이스 '스트래티지'는 매기 강 감독 측의 파트너인 미국 유니버설 뮤직 그룹 산하 리퍼블릭 레코드 측이 제안했다. 이 레이블은 트와이스와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었다. 매기 강 감독은 "제안을 듣고 너무나 기뻤습니다. 트와이스는 전 세계적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이고, 트와이스의 음악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저희 영화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도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결국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트와이스는 더없이 완벽한 파트너였습니다."

K-팝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 정연·지효·채영이 헌트릭스 세 멤버 역할로 부른 '테이크 다운(Take down)'도 화제다.

"트와이스 분들께 많은 노래 중에 어떤 곡을 커버하고 싶으신지 선택하실 수 있게 했고, '테이크 다운'을 선택해 주셨습니다. 저희 팀은 이 협업에 대해 너무나 행복했고, 트와이스 분들과 참여하신 모든 분들도 너무나 만족해주셨으며, 트와이스 분들께서 영화도 재미있게 봐주시고 홍보도 함께 해주셔서 굉장히 훌륭한 파트너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 멤버들의 비주얼은 특정한 그룹이나 멤버를 레퍼런스로 삼지는 않았다. 자신과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다른 아티스트 분들도 모두 본인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들을 누구처럼 만들고 싶냐는 논의를 할 보드를 만들었다. 이 보드는 결국 거의 모든 아이돌이 다 들어가서 엄청나게 커졌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시청자들이 '이 멤버는 누구다'를 연결시키는 전형적인 역할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어떤 멤버는 막내고, 어떤 멤버는 몸이 좋고 이런 역할이 있기 때문에 여러 멤버들을 보고 영향을 받았고 굉장히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국 디자인은 한 그룹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모든 케이팝 그룹과 멤버들에게서 영향을 받아서 탄생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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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 안효섭이 사자보이즈 리더 진우, 이병헌이 메인 빌런 귀마, 김윤진이 헌트릭스 멘토 역을 맡는 등 목소리 캐스팅도 화제였다.

매기 강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바빠지기 전에는 드라마를 많이 봤다. 그런데 "운 좋게도 '진우' 캐스팅을 논의할 때 제가 '사내맞선'을 보고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고 안효섭 씨의 팬이 됐고, 한 장면에서 안효섭 씨가 전화할 때 영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신(scene)이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아, 진우구나' 하고 느꼈다"고 했다.

진우 역할로 한국에서 활동하는 남자 배우를 찾고 싶었는데, 영어를 완벽하게 해야 했기 때문에 캐스팅이 굉장히 어려웠던 과정을 겪었다. "그런데 안효섭 씨를 보고 단번에 선점을 했습니다. '철인왕후', '역도요정 김복주' 같은 드라마를 많이 보며 여기에서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나중에는 너무 바빠서 드라마를 잘 못 챙겨 보게 됐지만요. 너무 바빠지다 보니 영화도 쉬운 영화들 위주로 보게 됐습니다. 그래도 어렸을 때부터 이병헌, 이정재, 정우성, 신동엽, 유재석, 김윤진, 배두나, 전도연 씨 같이, 이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활동해오고 계신 분들을 많이 보고 자랐습니다."

특히 이병헌과 함께한 작업이 너무나 영광스러웠다고 했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설레고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경험 중 하나였습니다. 이병헌 배우에게 이 이야기에 대해 피칭하던 때가 기억이 많이 납니다. 그 때 정말 많은 질문을 하셨고,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콘셉트에 대해 너무 멋지고 좋다고 동의해 주셨고, 그 결과 성우로 참여해주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김윤진 배우도 마찬가지로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예술적인 비전에 대해 굉장히 놀라워하셨습니다. 특히 단순히 현대의 한국을 그리는 작품일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에 대한 이야기도 녹아있다는 점을 특히 마음에 들어 해주셨습니다."

한국의 무속 신앙에 대한 이해도가 꽤 높은 편이다. 무당, 저승사자 외에 당산나무, 도깨비 등의 이미지가 수시로 나온다. 초승달 모양으로 생긴 큰 칼인 언월도 등 헌트릭스 멤버들이 사용하는 무기도 한국 전통적인 양식에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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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또 헌트릭스 멤버들의 에너지 근원이 되는 김밥, 컵라면, 국밥 등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 역시 빠지지 않는다. 남산타워, 낙산공원, 잠실주경기장 등 한국의 주요 지역을 배경으로도 펼쳐놓는다. 한의원, 목욕탕도 등장한다. 헌트릭스 무대엔 다섯 개의 산봉우리와 해, 달, 소나무를 그린 청록 산수화풍의 그림인 '일월오봉도'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최대한 한국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습니다. 영화의 모든 분야, 모든 영역에 굉장히 많은 한국 분들의 손길이 들어가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이렇게 한국적인 요소가 많이 담긴 작품을 만든다는 것 자체를 너무나 기뻐하셨고, 오랫동안 이런 작품을 기다려왔던 분들이기 때문에 미술, 애니메이션 같은 모든 요소에 있어서 한국적인 디테일을 가미하는 것에 흔쾌히 함께해주셨습니다."

캐릭터들은 영어로 대사를 말하지만, 애니메이터들은 마치 한국어를 할 때의 입 모양을 포착해냈다. "이런 것들도 모두 한국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캐릭터의 리액션 같은 것도 모두 한국 스타일로 생각하며 애니메이션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다 할 수 없었습니다. 어떨 때는 과자 포장에 한국어가 거꾸로 되어 있으면 제작진 분이 '이 장면에 글자가 거꾸로 돼 있다'고 말해 주시면 제가 고치고, 이런 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마스코트가 된 호랑이와 갓 쓴 까치는 헌트릭스 루미와 사자보이즈 진우를 연결하는 일종의 령으로 나오는데, 한국 전통 민화 작호도가 연상될 수밖에 없다.

"디자인 콘셉트를 시작할 때 아티스트 분들이 민화를 찾으셨습니다. 이런 민화의 호랑이 디자인이 유독 재미있기 때문에, 민화 호랑이 컬렉션 폴더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캐릭터를 어떻게 이용하고, 어떻게 쓸지는 몰랐습니다. 그러던 중에 루미와 진우가 만나서 대화를 해야 하는데, 진우는 옛날 사람이기 때문에 문자를 보내는 건 이상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보내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호랑이가 진우의 편지를 루미에게 보내주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나와서, 호랑이가 편지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눈이 3개 달린 까치의 아이디어는 셀린 김이라는 아트디렉터님이 만들어 주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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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에서 표현된 한국 고유 문화의 디테일은 매기 강 감독의 개인적인 어린 시절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제가 정말 좋아했던 음식들, 그리고 제가 애니메이션에서 보고 싶었던 음식들을 많이 추가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 작품에서 한국의 모든 것을 담고 싶었습니다. 특히 음식은 한국 문화에서 너무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잖아요. 음식을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기 상당히 까다롭고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X에서 한 아티스트 분이 '수저 밑에 냅킨 까는 것은 내 아이디어였다'라고 올린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이 분이 수저 밑에 냅킨을 까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이 부분을 꼭 추가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디자인을 할 때 팀원 10명 정도를 데리고 리서치를 위해 한국 여행을 가기도 했다. "여행을 통해 모든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북촌 같은 경우에도 그 골목이 얼마나 가파른지와 같은 디테일은 그 로케이션에 직접 가봐야만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이것을 직접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팀원들과 함께 한국에서 직접 리서치를 했습니다. 민속촌도 가보고, 명동 거리의 벽돌이나 길 디자인은 어떻게 생겼나 살펴보고, 느낌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사진도 찍었습니다. 그리고 제작진 분들이 모든 컨셉, 애니메이션에 한국적인 요소를 모두 녹여주셨습니다."

두 주인공인 헌트릭스 루미, 사자보이즈 진우는 결핍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저희 모두 이런 결핍과 두려움들을 많이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굉장히 오랫동안 한 사람에게 영향을 줄 수가 있는데, 특히나 자신이 타인과 유대를 느끼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이 되고, 관계를 맺고자 하는 과정에서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가진 불안, 두려움 같은 부분들을 완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이를 이겨내고 극복하려는 노력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렇게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나'가 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도 마음을 터놓고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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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5.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만들어진 작품으로도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릴 수 있다는 것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신은 문화적으로는 한국인이지만 북미에서 자랐기 때문에 양쪽 세계에 다 발을 딛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매기 강 감독은 "그 두 세계를 화합해야 했습니다. 저는 영어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방식이 저에게 맞는 방식이라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영어로 한국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독특하거나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렇게 문화적으로 온전히 한국적인 영화가 미국 회사에 의해서 제작이 된다는 사실은 한국 문화가 가진 강력한 힘을 나타내주는 증거와도 같다"고 여겼다. "그리고 한국 문화가 얼마나 많이 발전해 왔는지, 한국이 문화적으로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해서 굉장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매기 강 감독은 한국인들은 모두 엄청난 열정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 열정이나 감정을 다해서 하고, 이것을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것 같다고 여겼다.

"요즘 K-팝이나 K-뷰티처럼, 뭐든 ‘K’가 앞에 들어가면 미국인들은 열광합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문화가 정말 훌륭해졌고, 이제는 전 세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문화구나'라는 것을 느껴서 이런 영화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난 20일 공개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전날까지 나흘 연속 넷플릭스 영화 부문 글로벌 정상을 기록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41개국에서 1위를 찍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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