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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이야기…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객석에서]

등록 2025-08-03 10:00:00   최종수정 2025-08-06 11: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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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 경험이라는 상상에서 출발

작품 곳곳 숨어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찾는 재미 쏠쏠

대형 세트와 빠른 무대 전환…탄탄한 서사와 캐릭터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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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이야기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셰익스피어도 운명적이지만 가슴 아픈 사랑을 해봤던 게 아닐까.

지난달 5일 개막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16세기 런던, 셰익스피어는 슬럼프에 빠져 '로미오와 에델, 해적의 딸'을 힘겹게 쓰고 있다. 그러다 무도회에서 만난 아름다운 비올라에게 한눈에 반하게 된다.

그러나 이 사랑, 지켜내기가 어렵다.

비올라는 아버지가 정해준 신랑감인 웨섹스 경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여자는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남장을 하고 공연에 참여할 만큼 당차고 열정적인 비올라도 이 결혼 만큼은 거부할 수가 없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지만, 마음까지 멈출 수는 없다. 그렇게 둘은 비밀스럽고도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작품의 원작인 동명 영화는 1999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7관왕에 올랐다. 이미 탄탄한 서사와 입체적인 캐릭터를 인정 받은 작품은 무대 위에서도 그 힘을 발휘한다.

유쾌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셰익스피어와 비올라의 사랑과 함께 깊어간다.

극 후반 셰익스피어와 비올라가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모습은 이들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비추면서, 동시에 무대를 향한 진심까지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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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공연 장면. (사진=쇼노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 곳곳에 숨어있는 셰익스피어의 작품 흔적을 찾아보는 건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담긴 또다른 재미다.

비올라를 만난 셰익스피어는 "나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할까요"라고 시작하는 소네트 18번을 읊는다.

고리대금업자 페니맨이 극장주 헨슬로에게 돈을 갚지 않으면 코를 베겠다고 위협하는 장면은 '베니스의 상인'을, 웨섹스 경이 비올라 아버지와 결혼을 흥정하는 건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떠올리게 한다.

비올라와의 사랑을 통해 슬럼프를 극복해낸 셰익스피어가 극의 마지막 새롭게 써내려가는 이야기는 '십이야'와 연결된다.

목재로 짜인 2층 규모의 대형 세트와 빠른 무대 전환도 볼거리다. 턴테이블을 활용한 무대는 순식간에 런던 거리부터 극장, 집안으로 이동해 관객을 극 안으로 끌어들인다. 예술가들이 모이는 술집은 승강 무대를 활용해 비밀스럽고도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룹 워너원(Wanna One) 출신의 옹성우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셰익스피어 역을 맡았다.

첫 연극 무대에 오른 그는 슬럼프에 빠진 셰익스피어가 사랑을 만나 다시 열정을 되찾아 가는 과정을 안정적으로 연기한다.

셰익스피어 역은 옹성우 외에 이규형, 손우현, 이상이가 함께 출연한다. 비올라 역은 이주영, 박주현, 김향기가 맡는다.

다음 달 14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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