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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전지현 그리고 강동원…'북극성' 자존심 싸움

등록 2025-08-24 09:28:45   최종수정 2025-09-09 11: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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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디즈니+ '북극성'은 전지현(43)과 강동원(44) 캐스팅만으로 화제를 모으기 충분했다. 전지현 시어머니인 패션 디자이너 이정우 역시 SNS에 "내 최애 조합! 드디어"라며 반길 정도였다. 두 사람 외모가 첩보 멜로물에 어떻게 버무려질지 기대를 모았지만, 포스터와 예고편 공개 후 실망 섞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캐스팅 당시 전지현·강동원 투톱 주연으로 알렸으나, 크레딧 순서도 의아함을 자아냈다. '전지현 그리고 강동원'으로 표기, 갈등을 짐작게 했다.

이 드라마는 전직 외교관 '문주'(전지현)가 국적 불명 특수요원 '산호'(강동원)와 거대한 사건 뒤 진실을 쫓는 이야기다. 당초 기획할 때 문주·산호 투톱 주연물이었으며, 강동원이 북극성 프로듀서로 참여한다고 홍보했다. 강동원 지분이 있는 스튜디오AA도 공동 제작사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전지현과 강동원은 촬영 초반부터 크레딧 순서와 출연 분량 등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 사이 힘 겨루기가 이어지면서 사이도 그리 좋을 수 없었다. 누구 이름을 먼저 기재할 것이냐, 누가 분량이 많은지 등과 관련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포스터에는 전지현·강동원을 나란히 쓰고, 티저영상과 작품 정보 등에는 강동원을 맨 마지막에 적었다. 전지현, 존 조, 이미숙, 박해준, 김해숙, 유재명, 오정세, 이상희, 주종혁, 원지안 그리고 강동원이다. '강동원은 특별출연이냐' '강동원 비중이 적은 거 아니냐' 등 추측이 난무했다. 보통 투톱 주연이더라도 분량은 차이가 나곤 하는데, 두 번째 주연으로 표기 시 '서브로 보조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로 강동원 이름이 부각되는 효과를 노렸지만,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김희원 PD는 20일 북극성 크리에이터스 토크에서 "강동원씨가 엄청 멋있게 나온다. 난이도 있고 큰 액션 시퀀스를 많이 수행했다. 피상적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문주를 지켜주기 위한 액션 신이 회마다 하나씩 있다. 내부에서 본 여성 팀원들이 반할 정도"라면서도 "크레딧은 연출이 관여하는 부분이 아니다. 플랫폼, 매니지먼트, 제작사가 상의해 결정했다. 9부 마무리를 보면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여운이 크게 남는 장면이 있는데, 그 부분을 보면 이해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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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위), 강동원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사람은 1981년생 동갑내기지만, 전지현이 데뷔는 빠른 편이다. 전지현은 1997년 잡지 '에꼴'로 데뷔, 다음 해 드라마 '내 마음을 뺏어봐'로 연기를 시작했다. 강동원은 1999년 모델로 활동을 시작, 2003년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로 연기자 길을 걸었다. 전지현은 데뷔 초부터 줄곧 주연을 맡아왔고, 강동원 역시 영화 '늑대의 유혹'(2004)으로 스타덤에 오른 후 인기를 유지했다.

두 사람 모두 작품 성공 여부가 중요한 시점이다. 전지현은 tvN '지리산'(2021) 이후 4년만의 복귀인데, 전작이 혹평을 받아 부담이 클 터다. 지리산은 제작비 약 300억원이 투입됐지만, 전지현의 어색한 연기, 간접광고(PPL) 남발, 어색한 컴퓨터그래픽(CG) 등으로 외면 받았다. 강동원은 '매직'(2004) 이후 21년만의 드라마 출연이다.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2023) '설계자'(2024) 등이 부진했고, 넷플릭스 '전, 란'(2024)도 기대이하 반응을 얻어 흥행 갈증이 심할 수밖에 없다.

북극성은 예고편과 포스터가 기대감을 떨어트렸다. '작은 아씨들'(2022) 정서경 작가·김희원 PD가 의기투합했고, '범죄도시4'(2024) 허명행 감독이 힘을 보탰다. 티저 속 톤과 연출, 대사 등과 관련 '올드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포스터는 영국의 엠파이어 디자인에서 제작했다. 영화 '아가씨'(2016) '헤어질 결심'(2022) '파묘'(2024) 등을 작업한 곳인데, 북극성 포스터는 촌스럽기 그지 없었다. "디즈니+는 돈을 어디다 쓰는 거냐" "북한 영화 포스터 같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디즈니+는 북극성으로 국내 OTT 꼴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디즈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57만5785명이다. 최근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왓챠(46만명)를 제외하면 꼴찌다. 넷플릭스가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속도를 내면서 국내 OTT간 경쟁도 심화됐다. 디즈니+는 '무빙' 성공에 힘입어 2023년 9월 MAU 433만명까지 찍었지만, 6개월 만에 약 200만명 이탈한 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크레딧 순서는 배우 자존심 문제다. 톱스타들은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조율하지 못해 하차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북극성은 전지현·강동원 캐스팅 자체로 화제성을 높였지만, 오히려 '전지현 그리고 강동원'으로 표기해 갈등을 드러낸 꼴"이라고 짚었다. 다른 관계자는 "성당 세트장 등을 짓는데 상당한 제작비가 들었고, 액션신도 많아 우여곡절을 겪었다"면서 "초반에는 전지현·강동원이 주연을 맡아 관심을 끌겠지만, 디즈니+ 부진을 끊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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