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방 들어갈 때마다 교수 폭언"…병드는 간호사 인권
간호협,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 공식 출범신경림 회장 "무너진 간호사 인권 되찾는 선언"
#. 수술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B씨는 수술대에 들어갈 때마다 교수의 폭언이 너무 심해 견딜수가 없을 정도다. 교수로부터 'X신', '당신 같은 것들' 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지만 아무말도 못하고 참는 수밖에 없었다. 병원 내 '레드휘술'이라는 신고 시스템이 있지만 전혀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고를 하면 누가 신고했는지 바로 드러나고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B씨는 "결국 신고한 사람이 눈치를 보며 부서를 옮기게 되고 부서장도 이런 상황을 다 알면서도 괜히 불똥이 튈까 모른척 한다"며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게 너무 힘들고 괴롭다"고 말했다. 의료 현장에서 간호사들에 대한 폭언·폭행 등 인권침해와 위계적 문화가 일상화 되고 있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한간호협회(간협)가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을 발족하고 인권침해 피해 간호사들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 등 인권보호에 본격 나선다. 간협은 21일 서울시 중구 간호인력지원센터에서 발대식을 열고 간호사의 정신건강 증진과 인권보호를 위해 '간호사 심리상담 전문가단'을 공식 출범했다. 신경림 간호협회 회장은 "단순한 출범 행사가 아닌 무너진 간호사의 인권과 마음건강을 되찾기 위한 선언의 자리"라며 "간호사가 존중받는 환경에서 일할 때 비로소 국민의 생명과 건강도 지켜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리상담 전문가단은 간호사 인권 회복의 최전선이자 조직문화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간호협회가 제도적 기반과 지속 가능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인력 인권침해 상담센터에 최근 5년간 보건의료인력을 대상으로 접수된 인권침해 상담 건수는 6000건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간호사 관련 상담이 57.9%(3487건)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인권침해는 ▲폭언(81.0%)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69.3%)이 가장 많았고, 가해자는 ▲선임 간호사(53.3%) ▲의사(52.8%) ▲환자 및 보호자(43.0%) 순으로 나타났다. 간호협회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신고 및 조치 전주기 표준화 ▲신고자 보호 및 2차 가해 금지 ▲재발 방지 체계 구축 등 제도 개선안을 정부에 제안했다. 또 심리상담 전문가단을 중심으로 심리상담 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신경림 회장은 "간호사의 마음이 건강해야 환자의 생명이 안전하다"며 "이번 출범이 간호사의 존엄과 회복을 상징하는 희망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