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대출금리 계속 오른다[닫히는 대출문①]
대출금리 고공행진 연말까지 지속될 듯시장금리 상승에 대출 규제 강화 영향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금리 인하기에도 대출금리가 역주행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연 4%대 안팎에 머무는 가운데 금리 상단은 5%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금리는 오르고, 대출문은 좁아지면서 당장 자금이 필요한 서민·실수요자들의 한숨도 길어지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68~5.83%로 지난 9월 중순(3.50~5.58%) 대비 0.18~0.25%p 가량 올랐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에 이어 10월까지 세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지만 대출금리는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건 시장금리가 반등한 가운데 은행들이 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는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 8월 2.879%에서 지난달 31일 기준 3.115%로 0.236%p 뛰었다.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 조달금리에 가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를 더한 값으로 산정된다. 올들어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기조에 따라 시장 금리가 떨어졌을 때에도 가산금리를 높게 매기는 식으로 대출금리 하락을 방어해 왔다.
이로 인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상품 제외)는 지난 9월 신규 취급 기준 평균 1.46%p로 지난해 8월(0.57%p)에 비해 격차가 약 2.5배 확대됐다. 은행들이 순이자마진 방어에 성공하면서 올들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3분기 누적 기준 31조9060억원에 달했다.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지연된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 문을 좁히고 있어서다. 정부의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지난 9월 급감했던 가계대출 증가액은 10월 다시 확대되며 들썩였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 9월 1조196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가, 지난달 30일 기준 2조2769억원 늘어났다. 주담대 잔액이 한 달간 1조2683억원 늘고,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까지 1조519억원 급증했다.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비상이 걸린 은행들이 대출을 더 조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은행들은 일제히 가계대출 옥죄기에 들어갔다. 신한·하나·농협은행 등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이달부터 영업점별 주담대 취급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연간 가계대출 총량 목표치를 이미 초과한 은행들은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신규 대출 취급을 제한하고, 기존 대출 상환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어렵다"며 "연말까지 대출 총량 한도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