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음을 확인한 여정…렉서스 LX700h와 북한산국립공원[드래블]
모두가 타보고 싶은 차와 누구나 가보고 싶은 여행지. 둘의 만남을 하나씩 기록하고자 합니다. '드래블'(Dravel)입니다. '드라이브'(Drive)와 '트래블'(Travel)을 합한 시리즈 이름처럼 주목받는 차와 함께하는 특별한 여정을 생생하게 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김정환 관광전문 기자 = 10월의 어느 주말 ‘북한산국립공원’을 찾았다. ‘렉서스’(LEXUS)가 3월에 야심차게 내놓은 플래그십 SUV ‘디 올 뉴 LX700h’와 함께였다. 거대하고 막강한 힘을 지닌 SUV가 서울을 대표하는 명산과 만나면 어떤 여정이 펼쳐질지 궁금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차량이기에 산에 타고 가도 자연에 거의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래서 드래블 동반자로 낙점했다. 북한산국립공원은 1983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총면적은 76.922㎢에 달한다. ‘우이령’을 경계로 남쪽은 ‘북한산’(백운대 기준 836m), 북쪽은 ‘도봉산’(자운봉 기준 740m) 구역으로 나뉜다. 서울 은평·종로·성북·도봉·강북구와 경기 고양·양주·의정부시에 걸쳐 있다. 국민에게 휴식과 힐링을 제공하는 터전이자 도시에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다. ◇북한산, 역사·문화의 결 먼저 북한산으로 향했다. 이 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은 다양하지만, 첫 여정지로 서울 은평구 진관동을 꼽았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출발했다. V6 3.5ℓ 트윈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 시스템 총출력 464마력, 토크 66.3㎏·m…. 스펙만으로도 압도적인 그 힘은 체감해 보니 정말 대단했다. 공차 중량 2.8t이 넘는 차체가 전기모터 특유의 강력한 초기 토크 덕에 미끄러지듯 출발했다. ‘이 차와 함께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통일로를 따라 20분 남짓 달렸다. 서울 종로구·서대문구·은평구와 경기 고양시를 잇는 이 길은 맨 안쪽 1개 차로가 버스 전용인 탓에 차량 흐름이 다소 더뎠다. 하지만 ‘성벽’처럼 높은 시트 포지션에서 내려다보는 시야는 시원했고, 가다 서다를 반복해도 전기 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응답성 덕에 답답함이 없었다. 연신내역에서 우회전해서 잠시 달리자 도로가 한산해졌다. 곧 북한산 능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언제 봐도 아름답고 장엄하다. 역시 자연 만한 예술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처음 찾은 곳은 ‘은평한옥마을’이었다. 2000년대 개인에게 토지를 분양하면서 한옥만 지을 수 있도록 조성된 곳이라, 전통적인 종로구 북촌·서촌보다 현대적인 한옥 풍경이 펼쳐진다. 민가 지역이어서 집 안쪽까지 들여다볼 수는 없다. 대신 '은평역사한옥박물관', 한복을 대여해 촬영할 수 있는 '너나들이센터', '한옥 속 미술관'을 콘셉트로 한 '삼각산금암미술관카페' 등 공공·상업 시설에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은평한옥마을에서 조금 더 북한산 쪽으로 들어가 ‘진관사’에 들렀다. 1010년 고려 제8대 현종이 왕위 계승 과정에서 자신을 구해준 진관대사를 위해 창건한 절로 알려져 있다. 1442년 조선 제4대 세종은 이 절에 사가독서당을 두고 집현전 학사들을 보내 한글을 비밀리에 연구하도록 했다. 바로 진관사 옆 ‘진관생태다리’에서 ‘북한산 둘레길’의 총 21개 코스 중 2개가 시작한다. 북한산생태공원까지 약 2.2㎞의 8코스 ‘구름정원길’, 방패교육대 앞까지 약 1.5㎞의 9코스 ‘마실길’이다. 방패교육대 앞에서 돌아올 수도 있지만, 그곳에서 시작해 고양시 효자동 공설묘지 근처에서 끝나는 약 3.5㎞의 10코스 ‘내시묘역길’을 마저 돌아볼 수 있다. 8코스와 10코스는 ‘쉬움’, 9코스는 ‘아주 쉬움’으로 평가된다. 산에 직접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이 길들을 걷는 것만으로 북한산을 조금이라도 누릴 수 있다.
◇도봉산, 위로와 선물 다음 여정지는 도봉산이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북한산국립공원 도봉분소’로 정했다. 차로는 국립공원 내부를 관통할 수 없어 20㎞가량 우회해야 했다. 경기 양주시와 의정부시를 지나는 국도 루트와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루트 가운데 국도를 선택했다. 송추 부근에 짧지만 경사가 급한 구간이 있기 때문이었다. 차가 접근할 수 없어서 북한산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등판 능력'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인 지점이었다. 그 길에서 LX700h는 자신이 왜 산에 강한지를 또렷하게 보여줬다. 가속 페달을 지긋이 밟자, 전기 모터가 즉각적인 폭발력으로 차체를 밀어 올렸다. 곧이어 엔진이 그 뒤를 탄탄하게 받쳤다.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엔진 회전수를 억지로 끌어올리지 않아 가파른 오르막에서도 정적에 가까운 고요함이 유지됐다. 오르막이 급경사였던 만큼 내리막 역시 가팔랐다. 하지만, 회생 제동이 먼저 개입하고, 제동 보조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깊게 밟지 않아도 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가속은 기본, 제동까지 믿을 수 있는 차’라는 확신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40여 분을 달려 도착한 도봉분소 인근은 주말에 가을 산을 만끽하려는 등산객들과 차량들로 북적였다. 분소를 향하는 길은 좁고 복잡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LX700h의 강점이 더욱 돋보였다. 섬세하고 정교한 스티어링은 ‘차가 크다’는 것을 잠시 잊게 할 정도로 정확하게 반응했다. 병렬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저속에서도 울컥거림 없이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특히 해상도가 뛰어난 12.3인치 디스플레이에 구현되는 멀티 터레인 모니터(MTM)는 본래 오프로드 주행에서 유용한 기능이지만, 사각지대가 되기 쉬운 전후좌우 등산객들의 실시간 움직임부터 차 바닥 상황까지 바로 보여주는 ‘안전 장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요철을 지날 때 LX700h는 또 다른 진면목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대형 SUV라면 흔들림이 생기기 쉬운 상황이지만, 이 차는 차체 수평을 유지한 채 안정적으로 노면을 타고 넘었다. ‘능동형 차고 조절 서스펜션’(AHC)과 ‘전자 제어 가변 서스펜션’(AVS)이 차체 높이와 감쇠력을 즉각적으로 조절해 굴곡진 노면의 충격을 거의 느끼지 않게 만든 덕분이다. 분소를 지나 공터에 차를 세웠다. 이곳을 찾은 것은 바로 옆에 ‘슈가숲’이 자리하고, ‘도봉옛길’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이었다. 슈가숲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글로벌 팬클럽인 ‘A.R.M.Y’(아미)가 지난해 3월9일 BTS 멤버 슈가의 생일을 기념해 ‘북한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안에 기부해 일궜다.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동시에 방문객에게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고 있다. 도봉옛길은 무수골과 다락원 사이 약 3.1㎞ 구간이다. 행정적으로는 ‘북한산 둘레길 18코스’이지만, 우이령 북쪽에 있어 ‘도봉산 둘레길’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실제로 이 길을 가다 보면 ‘도봉산 주 탐방로’와 만난다. 난이도는 ‘쉬움’이지만, 8·10코스보다 계단이 많아 체감 난도는 조금 더 높은 편이다. 그래도 전망 덱에 서면 자운봉을 필두로 ‘만장봉’(718m), ‘선인봉’(708m) 등 도봉산 주능선의 암봉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보람이 난다.
◇LX700h, 정복인가 연결인가 도봉옛길을 밟아본 뒤 차에 돌아왔다. 도봉산 자락을 배경으로 선 LX700h는 산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특유의 품위와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차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거대한 ‘스핀들 그릴’은 기능적 요소를 넘어 차의 캐릭터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일본 애니메이션 ‘마징가Z’가 자동차로 변신한다면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만큼 강렬하다. 여기에 승하차를 돕기 위해 차고를 자동으로 낮추는 AHC 기능은 마치 조종사를 태우려고 자세를 잡는 로봇의 움직임을 연상시켰다. 2열 우측 좌석에 앉았다. LX700h에는 ‘VIP’ ‘럭셔리’ ‘오버트레일’ 등 3가지 트림이 있다. 이 차는 최고 사양인 VIP 트림답게 1열 운전석과 2열 좌우 좌석에 마사지 기능을 비롯한 각종 편의 장치가 집중돼 있다. 중앙 암레스트의 버튼을 누르니 1열 동반석이 앞으로 부드럽게 이동하고 내가 앉은 좌석 등받이는 48도까지 천천히 젖혀졌다. 동반석 뒤에는 발을 지지할 수 있는 ‘오토만’ 기능도 있어 실내는 순간적으로 여객기 비즈니스석과 같은 안락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운전석과 동반석 헤드레스트 뒤에 달린 11.6인치 FHD LCD 모니터와 ‘마크 레빈슨’의 3D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은 차 안을 마치 저택의 거실처럼 아늑한 분위기로 채웠다. 잠시 휴식한 다음 경기 성남시 분당구로 향했다. 해가 지기 시작한 동부간선도로는 한산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LX700h는 거침없이 치고 나갔다. 속도계는 어느새 시속 80㎞를 가리켰지만, 차 안에서는 ‘속도감’으로 느껴질 만한 흔들림조차 거의 없었다. 압도적인 출력에 탁월한 정숙성까지 얹혀진 성과다.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도로 표지판 어시스트(RSA), 능동형 주행 어시스트(PDA), 어댑티브 하이빔 시스템(AHS) 등으로 이뤄진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와 리어 쿠션 에어백을 포함한 SRS 에어백 12개는 주행 내내 안정감을 더했다. 그뿐만 아니다. LX700h는 오프로드 주행에도 ‘진심’인 차다. 노면 상태에 따라 ‘오토’(AUTO), ‘흙·모래·자갈’(DIRT), ‘모래’(SAND), ‘진흙’(MUD), ‘많은 눈’(DEEP SNOW), ‘암석’(ROCK) 등 6가지 모드 중에서 고를 수 있는 ‘멀티 터레인 셀렉트’(MTS), ‘일상 주행’(H4) 또는 ‘오프로드 주행’(L4)을 선택할 수 있는 ‘트랜스퍼 레인지 셀렉트’(TRS) 등이 탑재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번 여정에서 깨달은 것은, 이 모든 것이 자연을 정복하기 위한 무기가 아니라, 자연과 연결되는 도구라는 점이었다. 거대함 속에 관대함을 품은 산을 닮은 차, 렉서스 LX700h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