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관계 악화일로…시리아 사태·해킹 배후설 등 악재 산적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러시아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으로 공화당의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날 이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투자 포럼에서 "미국과 동맹국이 러시아에 대해 히스테리를 부리지만, 러시아는 이에 대해 전혀 관심 없다“며 ”이는 이 같은 히스테리 때문에 미국인들이 여론조작을 생각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모두가 여론을 조작하는 사람이 누군지, 내부 문제 중 뭐가 중요한지, 관련정보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없다”고 덧붙였다. 미국 등 서방이 시리아 알레포에서 벌어진 러시아 공습에 대한 전쟁범죄 조사를 제기하면서 시리아 평화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미국 정부는 지난 7일 DNC 해킹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다. 이어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는 미국 정치단체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에 대해 다양한 비례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러시아는 미국 대선 개입주장을 계속 부인해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도 이날 CNN와 인터뷰에서 “이는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이는 러시아가 역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이 같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평가하면 기분이야 좋지만, 미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사실이나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지난 8일 핵무기 탄도 미사일 ‘이스칸다르’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자리한 칼리닌그라드에 배치해 공개적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외교안보 연구소 윌슨센터의 매튜 로잔스키 소장은 CNN에 현재 양국 관계에 대해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고 이고르 제예레프 전 맥아더 재단 러시아 지부장도 “사실 지금은 냉전은 아니지만, 위험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양국의 대화 채널이 사라지면 양국이 한 순간 극적으로 맞붙는 상황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익명의 서방측 외교관은 CNN에 "과거 서방과 러시아의 대립은 느리지만 상호 이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전형적 패턴을 따랐지만, 지금은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군사 행동, NATO 회원국 인근 지역 핵무기 미사일 배치, 미국 대선을 겨냥한 해킹 등 러시아가 상황을 빠르게 전개해 극단으로 치닫게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