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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민주당, 상·하원 장악 호시절 2년 뿐" WP

등록 2016-10-24 11:36:02   최종수정 2016-12-28 17: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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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2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1차 연례 앨프리드 E 스미스 추모재단 자선 만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6.10.21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이제 미국 대선 게임은 사실상 끝났다. 이제 승부처는 상‧하원 선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대세론이 굳어지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미 언론들의 관심이 일제히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 쪽으로 쏠리고 있다. 한때 팽팽한 호각세를 보이던 미국대선 판도는 선거 막판으로 접어들면서 클린턴 쪽으로 완전히 기울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3일(현지시간) 발표된 ABC방송‧워싱턴포스트(WP) 공동여론조사에 따르면 클린턴은 50%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38%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두 자릿수 차이로 따돌렸다.

 WP는 이날 선거를 보름 남겨둔 시점에서 대선 승부는 사실상 끝났다면서 미국 정가의 관심은 이제 누가 상‧하원을 장악할 것인지로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미 대선은 상원의석의 3분의 1인 34석과 하원 전체 435석을 뽑는 의회 선거와 함께 치러진다.

 WP는 막말과 기행, 성추문 등으로 트럼프가 자멸하면서 상‧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이 무난히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WP는 그러나 클린턴이 백악관에 입성을 하더라도 민주당이 상원 다수를 차지하는 호시절은 2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2년 후 다시 치러지는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다시 다수당의 위치를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클린턴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2018년 상원의원 선거의 지형이 아주 나쁘다는 것이다.

 미국 상원은 각 주에서 선출된 2명씩의 상원의원들로 구성된다. 미국의 주가 50개이므로 상원은 모두 100석이다.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지만 2년마다 치러지는 선거를 통해 전체 의석의 3분의 1씩을 교체한다. 현재 미 상원은 공화 54명과 민주 46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주당은 4석만 더하면 다수당이 된다. 대통령 러닝메이트인 부통령이 자동으로 상원의장을 겸직한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상원 34석 중 24석을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4석을 더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추락하는 트럼프가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들의 표까지 대거 깎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리처드 버(노스캐롤라이나)와 켈리 아요테(뉴햄프셔), 조지프 J. 헥(네바다) 등 공화당 현역 상원의원들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경쟁자들에게 자리를 넘겨줄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2년 후 다시 공화당에 상원 다수당 자리를 되돌려 줄 공산이 크다. 2018년 상원선거에서 민주당이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은 험악하기만 하다.

 2018년 상원의원 선거는 클린턴에 대한 중간평가로 치러지게 된다. 문제는 역대 중간선거는 대부분 집권당의 패배로 끝났다는 점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지난 2010년 상‧하원 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63석과 상원 6석을 잃는 참패를 기록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에 대한 중간평가였던 1994년 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54석과 상원 8석을 내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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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AP/뉴시스】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19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6.10.20
 물론 예외도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우 2002년 선거에서 하원 8석과 상원 2석을 추가하는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이는 9.11 테러가 발생한 이듬해 치러진 선거였다. 안정을 희구하는 국민들의 심리가 집권 여당에 표를 몰아준 덕을 본 것이다.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직면한 상황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선거를 치르는 33개 지역구 중 25개는 민주당 혹은 친 민주당 성향의 현역의원들이 상원 재입성에 도전을 하는 곳이다. 공화당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는 8개뿐이다.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이들 25개 지역구 중 인디애나와 미주리, 몬태나, 노스다코타, 웨스트버지니아 등 5곳은 원래 공화당 성향이 아주 강한 곳이다. 지난 2012년 선거에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가 승리를 거둔 지역들인 것이다.

 이들 5개 지역구의 민주당 현역의원들은 2018년 선거에서 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2년 후 의회를 떠나게 될지도 모르는 민주당 의원들은 비단 이들 뿐이 아니다. 빌 넬슨 상원의원(플로리다)은 2018년 선거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그의 정계 은퇴설이 꾸준히 돌고 있다. 설혹 그가 재도전을 한다 하더라도 플로리다에서 다시 의석을 차지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가 관측통들의 분석이다.

 셰로드 브라운(오하이오)과 태미 볼드윈(위스콘신) 등도 상원의 민주당 의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공화당의 도전을 넘어서야 한다.

 물론 2018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략할 만한 지역도 있다. 공화당의 딘 헬러(네바다)와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상원의원 등의 현재 지지도로 볼 때 두 지역은 민주당이 승부수를 던질 만한 곳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클린턴이 백악관에 입성을 하더라도 초반 2년은 민주당이 장악한 상‧하원의 지원 아래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임기는 아주 험난한 세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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