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2016년 10대 뉴스]①롯데 전방위 수사 ②가습기 살균제 사태 ③혼돈의 시내 면세점
①롯데그룹 전방위 수사 올 한해 유통가 최대 이슈는 단연 '롯데그룹 전방위 수사'였다. 지난 6월초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서미경씨 등 총수 일가를 재판에 넘기면서 막을 내렸다. 130일 동안 200여명의 수사관이 동원된 대대적 수사 과정을 통해 피의자나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은 임직원이 500여명에 달했고,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엄청난 시련과 상처를 입었다. 특히 검찰 수사를 겪으며 호텔롯데 상장은 물론 대규모 인수합병까지 줄줄이 무산되면서 롯데는 말그대로 '쑥대밭'이 됐다. '그룹의 2인자'였던 이인원 부회장은 지난 8월 말 검찰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재계 5위, 유통 1위 롯데에 대한 수사의 여파는 업계뿐 아니라 재계 전반으로 확대돼 경영활동 위축을 초래하기도 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신동빈 회장이 구속되는 사태는 면하면서 그룹 개혁과 신성장동력 비전 및 발전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었던 최악의 위기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이후 신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내놓은 고강도 경영 쇄신안을 통해 'New 롯데'의 각오를 밝혔지만 얼마 후 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또 휘말려 조직 개편이나 호텔롯데 상장 등이 불가피하게 지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체에 치명적인 유독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를 옥시뿐 아니라 다른 제조, 판매업체에서도 내놓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인 공분을 자아냈다. 살인 물질이 수년간 아무 제재도 없이 슈퍼, 마트 등에서 버젓이 판매됐다는 점과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이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검찰은 "허위 표시광고로 소비자를 속여 영유아를 영문도 모르게 죽어가게 했고 부모들이 평생 죄책감에서 살아가게 했다"며 신현우, 존리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각각 징역 20년과 10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다가 숨지거나 다친 피해자들에게 살균제 제조업체가 배상하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적 관심을 받으며 출범했던 국회 '가습기 특위'는 정부와 기업의 무책임을 밝혀내고, 최대 가해 기업 '레킷벤키저(옥시 본사)'의 직접 사과를 받아내기도 했지만 피해구제와 재발방지 방안을 논의하기도 전에 흐지부지 된 상태다. 현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신청 현황(제1~4차 피해접수)을 살펴보면, 피해자 접수만 5240명, 그 가운데 사망자 1088명으로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③혼돈의 시내 면세점 오는 17일 오후에는 서울을 비롯, 시내 면세점 3차 특허 획득 업체가 가려지게 된다. 이 가운데 대기업군에 배정된 서울시내 3개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은 '면세점 3차 대전'으로 불릴만큼 참여 5개 업체들의 차별화를 위한 경쟁과 물밑 신경전은 치열했다.
많은 기업들이 잇달아 참전 의사를 표출하는 배경엔 서울시내 면세점들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에도 여전히 '돈이 된다'는 투자 판단 때문이다. 면세점 매출 비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해마다 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상대적 경쟁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있다. 하지만 지난해 선정된 일부 서울시내 면세점이 제대로 된 실적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중국 당국의 저가여행 상품에 대한 규제 움직임과 사드배치로 인한 한한령 등 면세점 운영 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면세점 사업자간 무한경쟁시대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업계에서는 좋지않은 업황 속에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면세점 수는 지난해보다 2배 늘겠지만 중국인 관광객이나 전체 매출이 2배로 늘어날 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면세점을 운영 중이거나 입찰에 도전한 업체들은 무한경쟁 시대를 맞아 중국인 개별 관광객 '싼커' 공략, 만족도 높은 특화 서비스 제공 등 자사의 독특한 전략으로 매출 목표치를 달성하며 살아남겠다는 계산이지만,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로 앞날이 녹록치 않다는 평가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