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왕따인가요" EU 회의장 혼자 서성인 英 메이 총리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 이후 영국을 향한 EU의 냉랭한 시선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이 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영국은 6월 국민투표에서 EU를 나가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정식 탈퇴한 건 아니다. 이날 회담장은 EU 27개 회원국 지도자들로 북적였다. 정상들은 회의를 시작하기 전 볼키스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메이 총리도 일어나서 이리저리 주변을 둘러 봤다. 그는 대화 상대를 찾지 못하고 10여 초간 어색하게 자리를 맴돌았다. 뻘쭘한듯 바닥을 응시하거나 옷깃을 만지작거리기도 했다. 반갑게 포옹을 나누는 뒤쪽 사람들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메이 총리는 결국 단념한듯 혼자 자리에 앉았다. 메이 총리가 정말 '왕따'를 당한 것은 아니다. 다른 영상에선 그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다른 정상들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날 회의 내용은 난민 위기 해법이 주를 이뤘다. 브렉시트 완료를 위해 영국와 EU가 협상해야 할 내용이 산더미 같지만 관련 내용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EU 정상들은 메이 총리만 쏙 빼놓고 폐막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 비밀리에 EU의 브렉시트 이후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이므로 메이 총리는 섭섭해 할 수도 없다. 가디언은 "영국은 스스로 지금 뭘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면서 EU 출구로 향하고 있다"며 "EU에 남아있는 27개국은 EU 기조처럼 다양성을 지키며 함께 굳건히 서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