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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주재 영국 대사, 브렉시트 협상 앞두고 중도사퇴…정계·언론 시끌

등록 2017-01-04 10:5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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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AP/뉴시스】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했다가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2016.12.16.
【서울=뉴시스】최희정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 이반 로저스 EU 본부 주재 영국대사가 3일(현지시간)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했다. 브렉시트 진영은 이를 반긴 반면, 친 EU성향 정치인들과 언론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가디언과 파이낸셜타임스(FT), 인디펜던트 등 지난 해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잔류를 지지했었던 영국 언론들은 협상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큰 손실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로저스 대사는 EU에 정통한 외교관이다. 지난해 6월 23일 시행된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가 EU 측에 요구했던 EU 내 영국 지위 변경에 관한 협상을 이끌었다.

 지난 2013년부터 EU 주재 영국 대사직을 맡은 로저스의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로저스 영국 대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자 일간 인디펜던트는 니콜라스 맥퍼슨 전 재무부 사무차관(permanent secretary)을 인용, “이반 로저스 사퇴는 영국의 최대 손실”이라며 “EU 전문지식을 고의적으로 완전히 파괴해버리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단시일 내 로저스와 같은 EU 전문가로 영국 대사를 임명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정치인들의 우려를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와의 관계에 있어 현실을 영국에게 전달해 줄 ‘목소리’를 잃었다며, 테리사 메이 총리가 로저스 대사의 중도 사퇴를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FT는 영국이 가장 경험있는 EU 관리를 빼앗긴 셈이라며, 로저스는 현 시점에서 잃어선 안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가디언 역시 사설을 통해 이 같은 지적에 힘을 보탰다.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적절한 경험과 노련함, 상식을 가진 EU ‘내부자 중의 내부자’(insider’s insider) 로저스가 돌연 사퇴한 것은 영국에 타격이라고 평했다.

 반면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탈퇴를 지지한 보수 성향의 일간 텔레그래프는 “로저스의 사퇴는 통탄이 아니라 축하 이유가 돼야 한다”는 언론인 리오 맥킨스트리의 기고글을 실어 이런 기조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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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신화/뉴시스】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5일(현지시간) 런던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법원은 이날 유럽연합 탈퇴 협상 개시의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한 심리를 시작했다. 2016.12.06
 로저스 대사는 지난해 10월 영국 장관들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포스트 브렉시트 무역 협정이 2020년대 중반까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EU 내 공감대라고 밝혔었다.

 그가 영국 정부에 브렉시트 무역 협정이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보수당 내 친(親)브렉시트 의원 도미닉 라브는 로저스가 비관적이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브렉시트파 진영에서는 친 EU 인사로 평가받는 로저스 대사를 해임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한편 3일 BBC는 로저스 대사가 사임하기 전 브뤼셀 주재 영국 외교관들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로저스 대사는 대사관 직원들에게 쓴 편지에서 “EU에서 나오는 불편한 시각들과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로저스의 조언들을 무시한 영국 런던의 정치 전략가들 때문에 사퇴하는 것임을 시사한다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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