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포퓰리즘 정당, 집권하면 힘쓰기 어려워"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유럽 곳곳에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이 득세하고 있지만 이들이 정작 집권에 성공하면 힘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BMO 글로벌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모스 유럽 담당 펀드매니저는 8일(현지시간)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포퓰리즘 정당은 집권하지 않을 때 더욱 강력하다. 돌을 던지기 쉽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스 매니저는 그리스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좌파 정당 시리자를 예로 들었다. 포퓰리즘 성향이 다분한 이 정당은 지난 2015년 집권에 성공했다. 수년간의 경제 침체로 기득권 정치에 느낀 그리스 유권자들은 긴축 정책 폐기를 내건 시리자에 열광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한때 지지율이 80%를 웃돌았지만 잠시 뿐이었다. 투자 확대, 긴축 중단 등의 핵심 공약 이행에 실패하자 지지율은 곤두박질쳤다. 치프라스는 위기 타개를 위해 지난달 저소득층 연금 수급자에 대한 일시금 지원을 단행했지만 유로존 채권자들의 화만 키웠다. 싱크탱크 '오픈 유럽'의 빈센조 스카페타 선임 연구원은 "시리자의 여론조사 지지율을 보면 심하게 고전하고 있다"며 "지금 선거를 치른다면 전통적인 주류 중도우파 정당이 아마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를 이어 유럽 각국에선 올해 포퓰리즘 정당의 영향력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선거를 앞둔 나라 모두에서 '반 유럽, 반 기득권' 정당들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 대표가 극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4월 대선 1차 투표 문턱을 넘을 수 있을 전망이다. 3월 네덜란드 총선, 9~10월 독일 총선에서도 극우파의 세력 확대가 예상된다. 스카페타는 극우 정당 득세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봤다. 그는 "일단 권력을 쥐면 국가 운영을 둘러싼 현실을 맞닥뜨린다"며 "상황은 달라지고 국민들도 이들에게 실망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모스 매니저는 미국의 트럼프 돌풍도 같은 맥락에서 분석했다. 그는 포퓰리즘 세력이 공직 밖에서는 경기 부양이 필요하다고 현 정부를 압박하기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역시 선거 과정에서 1조 달러 부양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일단 시장은 그의 계획에 환호하고 있지만 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부분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