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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대선 질주', 과연 어떤 결과 낼까

등록 2017-01-16 11:00:00   최종수정 2017-01-16 14: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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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권교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차기 정부는 참여정부 시즌 2가 아닌, ‘촛불공동정부’이어야만 합니다. 참여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3기 민주정부가 필요합니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실현해야 합니다.”라고 전했다. 20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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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대선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을 향해 그야말로 ‘전력질주’에 나섰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박 시장의 대선도전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다. ‘국민의 시간표’를 강조하면서 민의에 떠밀린 자연스런 출마를 시사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발단으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의 규모가 일반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커지면서 마음을 고쳐먹은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자신의 강점을 적극 알리는 한편 야권 유력주자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대권도전에 대한 의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SNS 통해 출마선언

 박 시장은 지난 2일 “지금 대한민국이 거듭나려면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하다”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결심이 섰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의 총체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점에 평생을 혁신과 공공의 삶을 살아온 저는 시대적 요구에 따르기로 결심했다”며 대선 출마 의지를 공개적으로 알렸다.

 그러면서 자신을 가리켜 “낡은 질서를 청산하고 새로운 세상을 누구보다 가장 잘 만들 수 있다고, 도탄에 빠진 절박한 국민들의 삶을 가장 잘 일으켜 세울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대한민국의 거대한 전환, 대혁신을 기필코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차기 대선과 관련, 박 시장은 “차기 대선은 고질적인 지역구도, 색깔논쟁, 진영대결이 아니라 새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는 경쟁이 되어야 한다”며 “말과 구호가 아니라 어떤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왔는가, 혁신적인 삶을 살아왔는가, 어떤 성취를 보여주었는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저는 국민과 함께 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그것을 실현하는 삶을 살아왔다”며 인권변호사,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 등 시민사회 활동과 5년간 서울시장 재임기간 성과를 언급했다.

 ◇낮은 지지율 반전 꾀한다

 출마선언 이후 박 시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상대적으로 낮은 자신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에 대해 2일 YTN인터뷰에서 “저평가된 우량주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사람이 왜 알아볼수록 여러 가지 문제가 되는 경력을 가진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깊이 파볼수록 우수한 실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 후 조기대선이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대선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과거 대선 보더라도 한두 달 사이에, 며칠 만에 (지지율이)바뀌는 사례가 많다”며 “민심의 흐름, 국민의 뜻을 얼마나 꿋꿋하게 가져가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자세”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후 공·사석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2년 전 메르스 사태 당시 능동적 대처로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저력을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잇달아 대선공약 발표

 박 시장은 3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 국민생생대한민국 자치단체장 초청 타운홀미팅’을 사실상 대선공약 발표의 장으로 삼았다.

 박 시장은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서민들이 맞닥뜨린 가계부채 문제 해법으로 국립서민은행 창립을 제안하면서 눈길을 모았다.

 박 시장은 “13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로 등골이 휘는 서민들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대부업체에 대한 의존을 끊음으로서 서민금융의 대혁신을 이루자는 것”이라며 서민 표심을 공략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정책실패로 가계부채는 서민들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가진 자산으로 채무 변제가 어려운 가구에 빚을 조정하고 탕감해 주는 '경제적 대사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수 가능성이 낮은 반면 불법 채권추심 등에 노출된 10년 이상 부실대출을 정부가 매입한 후 전액 탕감하자는 파격적인 제안이다.

 연 27.9%인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절반에 가까운 15%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이자율 제한’도 제안했다.

 소득·일자리 창출과 주거비 부담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소득·일자리 창출 방안으로는 아동과 청년, 중장년, 노년 등 생애주기별로 제공하는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과 10년간 공공부문 일자리 100만개 창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집단교섭권 인정 등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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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재경전라북도민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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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연간 임대주택 15만호를 공급하고 임대차 계약 갱신제도를 통한 장기 임대차 보장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민생 정책을 두고 '퍼주기 정책'이라는 비판에 박 시장은 “지난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금융기관 등에는 무려 170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며 “왜 기업에 주는 돈은 '지원'이라 하고 국민에게 지원하는 것은 '퍼주기'라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재원조달 방안으로 ▲각종 토건사업 등 지출관리(20조원) ▲대기업·고소득자 세금 감면 철회(20조원) ▲법인세 정상화(13조원) 등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박 시장은 “지금은 집요하게 실현해 내는 혁신가가 필요한 때”라며 “저는 서울시에서 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반드시 실현해 왔다”고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문재인 때리기 + 지지세력 규합

 박 시장은 ‘문재인 대체재’가 아니냐는 세간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한 듯 연일 같은 당 소속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리기에 나섰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는다.

 박 시장은 SNS를 통해 이른바 친문(친 문재인)의 패권주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문 전 대표를 청산 대상으로 규정했다.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벌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참여정부 시즌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이룰 수 없다”며 “재벌에 휘둘리지 않고,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고 차별과 불공정에 맞서서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11일에는 광주를 찾아 “참여정부의 대북송금 특검은 호남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고 민주당의 분당은 호남의 분열로 이어졌다”며 문 대표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도 호남 분열과 당의 패권적 운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무엇보다 대세론에 안주한 채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호남 없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박 시장이 반문(反文) 투사로 변신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 시장과 문 전 대표가 우호적 관계에서 적대적 관계로 돌변하는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박 시장이 현재 민주당 내 만연한 문재인 대세론이 촛불민심이 부합하는 게 아니라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측은 촛불민심이 단순히 최순실 국정농단에 분개한 것이 아니라 양극화 등 우리 사회에 고착된 불평등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현재까지 문 전 대표측은 촛불민심에 기대 단순한 정권교체에만 골몰해있다는 불만이 깔려있다. 

 박 시장은 이와는 별개로 지지세력 모으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국회에서 연일 토론회 등을 개최하면서 여의도 정치권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박홍근 의원과 기동민 의원 등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50명 안팎의 반문(반 문재인) 의원들을 불러모으며 세를 과시하고 있다.

 박 시장의 대권행보를 지지하는 전·현직 지방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모인 단체인 '분권나라2017'(분권나라)이 지난 7일 출범했다.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창립식을 가진 이 단체에는 전국 기초단체장 30여명과 광역의원 50여명, 기초의원 200여명이 합류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은 한번 뜻을 세우면 그 뜻을 펼치기 위해 그 어떤 난관도 돌파 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살아온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또 한 번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고 말했다.

 대선을 향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는 박 시장이 어떤 결과를 마주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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