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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참모들과 마지막 인사 "정치인 안 솔직해"

등록 2017-02-01 18:14:48   최종수정 2017-02-01 18: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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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7.02.01.  [email protected]
"내가 너무 순수했던 것 같다"
 "보수성향 확실히 하라는데…양심상 못받아들여"

【서울=뉴시스】홍세희 채윤태 기자 = 1일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의 참모진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서울 마포구 캠프 사무실로 이동했다. 반 전 총장은 이곳에서 20여명의 참모진에게 갑작스럽게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를 설명하며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여러분을 너무 허탈하게 만들고 실망시켜 드려 미안한 마음이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발표문을 만들었다.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여러분과 미리 상의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아마 한 사람이라도 상의를 했다면 뜯어 말렸을 것이 분명하다. 한 발 더 디디면 헤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참모진과 상의없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귀국 후 자신이 만난 정치인들을 겨냥,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현실 정치의 벽을 마주한 심경도 토로했다. 반 전 총장은 "순수하고 소박한 뜻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너무 순수했던 거 같다. 정치인들은 단 한사람도 마음을 비우고 솔직히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더라"며 "정치는 꾼에게 맡기라고도 하더라. 당신은 꾼이 아닌데 왜 왔느냐고 하더라. 정치가 정말 이런 건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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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7.02.01.  [email protected]
 반 전 총장은 이어 "정치인들의 눈에서 사람을 미워하는게 보이고 자꾸만 사람을 가르려고 하더라. 표를 얻으려면 나는 보수쪽이다고 확실하게 말하라는 요청을 너무나 많이 들었다"며 "정치인이면 진영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나 보수만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은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며 "나는 보수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이 마지막 인사를 하는 동안 일부 참모진은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은 참모들과의 인사 후 외곽 조직 등 그동안 자신을 도운 인사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당분간 외부 일정을 삼가며 휴식을 취한 뒤 향후 행보에 대한 구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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