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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정부, 해킹 우려에 수기로 총선 개표 집계

등록 2017-02-02 15: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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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네덜란드의 포퓰리스트 반이슬람 정치인 게르트 빌데르스가 지난 11월23일 암스테르담 법정에 들어가면서 변호사에게 먼저 들어가라고 손으로 안내하고 있다. 그는 9일 집단 모욕 및 차별 선동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6. 12. 9.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네덜란드 정부가 1일(현지시간) 선거 개입 해킹 우려에 수기로 개표결과를 집계하기로 했다고 AP통신, AFP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로날드 플라스터크 내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정부가 개표결과를 집계해 전송하는 소프트웨어가 구식이어여 해킹 위험이 높다는 보도에 따라  해당 프로그램을 폐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서한에서 “특정 국가가 네덜란드 정치적 결정과 여론에 영향을 줘 이익을 얻으려는 노력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며 “전국선거위원회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우려하는 보도로 다가오는 총선결과가 조작되지 않을까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서한에서 “총선 결과에 어두운 그림자가 깔리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내무부와 선관위는 모든 지방자치단체와 선거구가 모든 투표결과를 수기로 집계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도록 러시아 정부가 민주당 이메일 해킹 등으로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미 해킹의 선거 영향을 우려하기 시작한 네덜란드 정부가 이번에 수기 개표집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지 TV 방송사 RTL은 보안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정부의 컴퓨터가 해킹에 매우 취약하다고 보도했다. 암스테르담 자유대학의 보안 전문가 허버트 보스 교수는 당시 RTL에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이 이 선거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제출한다면 불합격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플라스터크 내무장관은 이날 RTL과 인터뷰에서도 “가능한 러시아를 포함해 외국 국가기관이 총선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러시아가 선거에 관심을 보인다는 징조도 있어 총선에서 우리는 질 좋은 펜과 종이에 의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날 폐기한다고 발표한 컴퓨터 시스템 상에서는 지자체가 각 투표소의 개표결과들을 자동계산으로 총계를 낸다. 각 선거구와 전국선거관리위원회도 이 시스템으로 최종 집계결과를 발표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사람이 직접 개표결과를 계산해 수기를 해야한다.   

 선거위는 이번 주 현지 컴퓨터 보안회사가 선거개표용 소프트웨어를 해킹에 취약한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에서는 오는 3월 15일 총선이 치러진다. 유권자 1260만명이 15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선관위는 오는 3일 몇 개 정당이 이번 총선에 참여하는지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가장 지지율이 높은 정당은 극우 반무슬림주의자 헤이르트 빌더르스 의원이 이끄는 자유정당이며 마르크 뤼터 총리의 자유민주당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넘기기 위해 76석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유정당이 27~31석, 자유민주당이 23~27석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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