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압박 받는 佛 ‘대세론’ 대선후보 피용…검찰, 비리수사 확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검찰은 2일(현지시간) 중도우파 공화당 대선 후보 피용 전 총리의 사기 및 횡령 혐의에 대해 수사를 확대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용 아내 페넬로페에 이어 두 자녀까지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 달 24일 프랑스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셰네는 페넬로프가 피용이 1998~2002년 페이드라루아르 지역 하원의원일 당시 보좌관으로, 또 남편이 장관이 된 이후엔 후임자의 보좌관으로 총 50만 유로(약 6억2000만원)의 세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가족을 보좌관으로 쓰는 것이 불법은 아니나, 페넬로프가 일을 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공영방송 ‘TV프랑스’는 페넬로프가 지난 2007년 영국 매체 ‘선데이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난 남편의 보좌관을 하거나 그와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동영상을 입수해 방영했다. 같은 날 르 카나르 앙셰네는 피용이 상원의원이었던 2005~2007년 딸 마리와 아들 샤를르를 보좌관으로 채용해 총 8만4000유로(약 1억원)를 벌었지만 그들의 실질적인 업무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피용 측은 당시 변호사인 자녀들이 자신이 맡긴 '특정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주간지는 당시 피용의 자녀들이 로스쿨 재학생이었으며, '특수 임무'를 수행한 대가로 받은 것이 아니라 정규직 보좌관으로서 받은 것이라고 온라인판에서 재반박했다. 피용 부부는 지난 달 25일 프랑스 재무검찰(PNF)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경찰 조사를 받았다. 30일에는 수사관들이 부부에 대해 별도 심문을 했다. 피용은 31일 한 만찬행사에 참석해 “나는 자신이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며 조용히 수사의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전이 이처럼 넓고 깊게 전문적으로 이뤄지면서 민주적 방식이 아닌 꼼수로 한 후보를 말살하려고 시도한 적이 없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지난달 30∼31일 실시해 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피용은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로 밀려났다. 2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 69%가 피용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달 25일 검찰 조사 전까지만 해도 피용 전 총리는 5월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우 정당 국민전선(FN) 후보인 마린 르펜과 겨뤄 이길 수 있는 공화당 후보로 거론됐었다. 이런 가운데 한 공화당 의원은 지난 해 11월 피용이 당내 경선에 승리한 것이 “더 이상 쓸모가 없게 됐다”고 우려했으며, 다른 공화당 의원은 “피용의 입장은 변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화당 일부 의원과 당원은 피용을 계속 옹호하고 있다. 당 지도부도 피용의 사퇴나 대체할 후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해 경선 결선투표에서 피용에게 패배한 알랭 쥐페 전 총리는 그동안 “플랜 B(대체 후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그의 지지자들은 쥐페가 대신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해 경선 1차투표에서 3위에 그쳐 탈락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대통령도 대안으로 거론되나 아직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밖에 자비에 베르트랑 전 프랑스 노동장관과 프랑수아 바루앵 전 재무부 장관 등 젊은 공화당 인사들은 대체 후보로서 고려할 가능성이 낮다고 프랑스 언론들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