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의 더블데이트] '도깨비' 작곡가 안영민 & 비밀병기 케이시
조영수(41)와 안영민(38) 등 톱 작곡가가 이끄는 이 회사에 대한 주된 인식은 그간 귀에 감기는 발라드를 만드는 곳이었다. SG워너비 '내사람' '라라라', 이승철의 '그런 사람 없습니다'(조영수), '태양의 후예' OST인 윤미래의 '올웨이스', '도깨비' OST인 에일리의 '첫 눈처럼 너에게 가겠다'와 '엑소' 찬열 & 펀치의 '스태이 위드 미'(안영민)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조영수와 안영민이 공동 작업하고 최근 발표한 케이시의 네 번째 싱글 '드림'은 어번 R&B 장르로 케이시의 중성적인 목소리가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 논현동 넥스타엔터테인먼트에서 만난 안영민과 케이시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영민은 "발라드는 저희가 많이 해오고 잘해온 장르에요. 케이시 때부터는 방향을 바꿔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트렌디한 음악을 선보이는 동시에 래퍼들과 협업을 생각하고 있어요. R&B와 힙합 가수들을 키워나갈 것이고, 남성 래퍼를 추가로 영입할 계획도 있습니다."
'별에서 온 그대' OST로 한류 작곡가, '도깨비' OST로 명실상부 톱 작곡가로 자리매김한 그지만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기 위해 계속 공부 중"이라고 했다. 엠넷의 여성 래퍼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랩스타 3'를 통해 얼굴을 알린 케이시는 본래 다른 회사 소속 아이돌 그룹 연습생이었다. 하지만 안영민과 조영수가 그녀를 눈여겨보고, 오디션을 본 뒤 약 2년 전 넥스타로 영입했다. 안영민은 "목소리부터 모든 것이 특별했어요. 보통 가수들은 톤이 미성인 경우가 많은데 그녀의 솔(Soul)적인 목소리를 듣자마자마다 '바로 이 가수"라고 생각했다"고 즐거워했다.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역량도 충분하다고 봤어요. 곡도 쓰고 가사도 쓸 줄 아는 친구거든요." 조용히 듣고 있던 케이시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소리 높여 웃으며 말했다. 그녀는 "조영수·안영민 작곡가님이라면 진짜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틀에 갇힌 음악은 자신이 없고 잘 하지 못하는데 넥스타에서는 나다운 음악을 오래할 수 있을 듯해다"고 신나했다.
"작곡, 음반 프로듀싱을 하시는 분들이 모인 회사니 일상 자체가 음악적인 배움터에요. 부러 자극을 주시는 말씀을 하지 않아도 이 환경 자체가 그냥 자극인 거죠. 작업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영감이 샘솟고 (오빠라 부를 수 있는 나이 차인데)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나오죠. 호호." 넥스타의 여성 뮤지션이 케이시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숙희, 김그림, 이보람 등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들이 이곳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조영수·안영민의 이름값에 비해 큰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저희가 초반에 제작한 가수들이라 저희에게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그 친구들이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낸 음악의 결과물들이 좋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톱스타가 되지는 않았지만 저마다 꿈을 꿀 수 있어 다 같이 힘을 낼 수 있었던 분위기가 있었죠. 따라서 실패라기보다는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많은 걸 배웠어요. 그래서 원석이라는 케이시를 더 잘 다듬을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20년 전 가수로 데뷔를 한 안영민은 올해 작곡을 한 지 16년이 됐다. 작곡가 김형석 등으로부터 작곡을 배운 그의 장점은 감성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작곡에 몰두하느라 작가는 잠정 중단한 상황이지만, 작사가로 활동한 이력 등이 도움이 됐다.
안영민은 케이시에게 그런 멜로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재능이 있다고 믿었다. '언프리티 랩스타3'에서 초반에 탈락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했던 케이시는 "방송 출연이 큰 공부가 됐다며 '케이시만의 음악'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우리 회사의 보배이자 보물이에요. 하하."(안영민)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조영수·안영민 작곡가님은 네게 귀인'이라고요. 호호."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