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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파장]롯데 "베이징 매장 철수, 사드와 별개" 부인…롯데마트 '中 사업' 실상은?

등록 2017-02-06 14:11:54   최종수정 2017-02-13 10: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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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이마트에 비해 10년 늦게 후발주자로 中진출
현지 매장 인수 등 대규모 M&A 통해 점포수 116개로 늘려
매출 등 사업성과 미진해 2013년부터 사업개선 전략 착수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롯데마트가 중국 베이징 일부 점포를 철수할 방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과 관련한 첫 대응조치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일부 매장 폐점이 중국사업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강조하는 등 이번 사안이 결코 롯데그룹 차원의 사드부지 제공과 연계된 방침이 아니라며 극구 부인하고 나서 진의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롯데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 측은 사드 문제가 불거지기 훨씬 이전인 지난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국 사업 점포 축소 등 효율화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후발주자로 중국에 진출했지만 수차례의 M&A를 통해 앞서 이미 지난 1997년부터 중국에 진출해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던 이마트의 점포수를 훌쩍 넘어서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국내 대형마트 중 '중국 내 점포수 1위'의 영광은 사실상 허울뿐이었다. 롯데마트는 장기 침체에 빠진 해외사업 탓에 지난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사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롯데마트 중국법인은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적자를 이어가며 역신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7년 12월 네덜란드계 마크로(Makro) 8개점을 인수하며 중국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이어 2009년에는 중국 내 대형마트인 타임즈 65개점을 인수하는 등 2011년 94개, 2012년 102개, 2013년 107개까지 점포수를 확대, 현재 116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하지만 사업성과는 미진했고 적자폭은 커져만 갔다. 결국 2013년을 기점으로 공격적으로 펼치던 중국 대형마트 사업은 점차 동력을 잃어갔다. 특히 롯데는 손실을 줄이기 위한 효율화 작업에 착수해 8개의 점포를 폐쇄하고 4개의 점포를 신설했다.

 롯데마트 중국법인의 연도별 매출도 지난 2014년 이후 감소세를 보였다. 2011년 1조2880억원, 2012년 1조5010억, 2013년 1조5840억원으로 매년 늘어나던 매출은 재작년 1조346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1조300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최초 롯데마트의 중국 진출 전략이었던 신속한 확장전략이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했고 운영상의 시스템을 명확히 만들어놓지 않은 상황에서의 신속한 확장은 오히려 확장과 반비례, 운영효율이 저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또 상품운영을 전적으로 중국직원에게 맡겨야 한다는 생각 또한 오히려 도전과 실험의 실행력을 저하시키는 현상으로 반영돼 2014년까지 영업적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롯데마트 측은 이 같은 판단하에 사업 개선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우선 이익 구조 개선, 신선식품 강화, 매장 환경 개선을 목표로 매입규모가 가장 큰 화동법인(상해)의 기준을 북경, 화중 등 다른 법인들까지 일괄 적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며, 신선식품의 경우 산지 직거래 비중을 높이고 도매시장과의 직거래를 도입하는 등 매입 루트 다변화해 원가 경쟁력 추가 확보 예정이다.

 아울러 롯데마트는 해외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현지화를 위해 모든 점포의 점장을 현지인으로 채용해 운영하고, 특히 100여개 매장을 운영하면서도 한국 주재원은 최소화해 현지 고객 성향 및 영업환경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현지 직원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총경리(법인장) 또한 현지인으로 교체하는 과정을 진행중에 있다.

 이러한 롯데마트의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들이 실제로 결실을 맺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지난 2008년 6월 첫 선을 보인 롯데마트 중국 1호점 베이징 왕징점(望京店)이 지난해 8월, 8년여 만에 첫 흑자를 기록했다. 비록 흑자액 20만위안(약 3300만원)이라는 초라한 실적이지만 작년 5월말 점포 리뉴얼을 통해 '도심형 프리미엄 매장 콘셉트'로 전환하고 고품질 신선식품 및 수입상품 확대 등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였던 것이 주효했다. 중국시장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된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사업에 대해 몇년 전부터 구조조정 및 효율성 개선 작업이 진행됐다"면서 "이번 베이징 점포 폐쇄 관련 검토는 사드와 연계된 문제가 결코 아니며, 이 같은 시각은 기업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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