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 고전 연극 선보이는 이유…'밑바닥에서'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로 통하는 막심 고리키의 작품이 원작인 연극 '밑바닥에서'를 선보이고 있는 배우 겸 프로듀서 김수로는 14일 오후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 더블케이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다양한 연극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수로가 자신의 대학로 공연 브랜드 '김수로 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 처음 선보인 작품이다. 그가 택한 첫 번째 고전 연극이다. 싸구려 지하 여인숙을 배경으로, 다양한 계층 출신의 부랑자들이 서로 뒤엉키며 암울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현대 사회의 혼란 속에서 '존엄'을 잃고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김수로는 "(알려진 사람인 만큼) 행보가 달라야 하지 않을까 했다"며 "고전을 1~2년에 한번씩은 꼭 올리고 싶어요. 고전을 통해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수로는 그간 '밑바닥에서'가 여러 차례 공연하는 동안 페페르, 배우 등 여러 역을 맡았다. 이번에는 또 다른 배역인 '메드베제프'를 맡아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워낙 이 작품을 좋아해서 같은 배역을 맡기 보다는 다양한 역을 맡아보고 싶었어요. 이 시대에 고전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체홉을 대학교 때 배웠을 때 와닿지는 않았어요. 아서 밀러의 '시련'과 함께 고리키의 '밑바닥에서'가 와 닿았는데 우선 제가 아는 고전을 아는 선에서 보여주고 싶었어요. 체홉 것도 하고 싶어서 알아보는 중입니다."
김수로는 "그런 걸 알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어요. 대학생, 고등학생이 많이 봐줬으면 하죠.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로 통하는 고리키가 피부로 와닿았으면 해요"라고 바랐다. 본인 역시 자본적으로는 힘든 구조라 자주는 못 올린다고 했다. 자신이 프로듀서를 맡아 흥행에 성공한 창작뮤지컬 '인터뷰'가 사랑을 받았으니, 그 사랑을 나누고 베푸는 방법의 하나다. "전날 '밑바닥에서'를 재미있게 보셨다는 관객분이 체홉의 '갈매기'도 해봤으면 하셔서 '해보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국립극장에서 고전을 하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는 더 해야 하지 않을까요." 비슷한 시기에 역시 같은 원작이 바탕인 뮤지컬 '밑바닥에서'(3월9일~5월21일 학전블루소극장)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밑바닥에서' 연출가인 왕용범은 김수로와 서울예대 93학번 동기다. "왕용범 연출과 학창 시절에 '밑바닥에서'를 처음 같이 했어요. 왕 연출 작품은 각색을 한 것이고 저희는 고전 그대로 하는 거죠. 왕 연출 작품 역시 재미있을 거 같아요. 연극도 나오고, 뮤지컬도 나오고 해서 더 많은 분들이 '밑바닥에서'를 알게 되면 더 좋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하죠."
김수로는 프로듀서로서 "행복하게 다른 것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다름은 지금도 찾고 있어요. 개인보다는 사회를 생각하고 싶은데 조금 더 공부를 해야 하지 않냐는 생각입니다. 8월에는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가서 보고 더 배우고 오고 싶어요. 열심히 살다 보면 정말 필요로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저도 저한테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 공부 중입니다." 김수로는 '인터뷰', '밑바닥에서'에 공동 프로듀서로 나선 배우 김민종과 함께 젊은 연극인들을 위한 연극학교 '별을 쏘다'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3기까지 배출했다. 그는 "연극학교를 3년 정도 하면서 150개가 넘는 학교의 학생을 만났다. 1기의 페페르 정익한이 1기이고, 오늘 시연한 페페르의 김정환이 연극학교 2기"라며 "제 작품에는 신인을 과감히 기용하는데 이들이 우리 작품이 좋은 다리가 돼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선보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성진, 김결, 김로사 등 출연. 3월12일까지.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