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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출 조이니 2금융권으로…'풍선효과' 현실화

등록 2017-02-21 1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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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안호균 기자 = 정부가 지난해 여신심사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은행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제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되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4분기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계신용은 134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7조7000억원(3.7%) 증가했다.

 이 중 예금은행 대출은 617조4000억원으로 13조5000억원(2.1%) 늘었다. 지난해 2분기(3.1%)와 3분기(2.1%)에 비해 둔화됐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은 291조3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3조5000억원(4.9%)나 증가했다. 증가율도 지난해 1분기 3.1%, 2분기 4.1%, 3분기 4.2%, 4분기 4.9%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상호저축은행(1조1000억원), 신용협동조합(1조9000억원), 상호금융(5조6000억원), 새마을금고(4조7000억원), 신탁·우체국예금(1000억원) 등의 대출이 모두 증가했다.

 보험사, 카드사, 증권사 등을 포함하는 기타금융기관 대출도 362조9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5조9000억원(4.8%)이나 늘었다. 지난해 3분기(2.3%)에 비해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전체에서 비은행권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말 50.5%에서 지난해 말 51.4%까지 확대됐다.

 비은행권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가 지난해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면서 은행권의 대출심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은행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자 제2금융권 쪽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위해 몰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예금은행 주담대는 442조6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조원(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3.2%)에 비해 축소됐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주담대는 118조7000억원으로 7조9000억원(7.1%)나 늘었다. 지난해 3분기(3.5%)에 비해 증가율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주택금융공사 주담대도 122조9000억원으로 42조9000억원(5.3%)이나 늘어났다.

 이상용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으로 은행쪽 리스크 관리가 강화되다보니 제도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 비은행권의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상호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의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계신용 증가액은 141조2000억원(11.7%)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최대 규모다. 가계빚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가계부채의 질마저 악화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비은행권 대출은 주로 저신용자, 다중채무자가 많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대출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부 특임교수는 "최근 정부가 은행의 여신관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은행의 주담대는 줄거나 평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2금융쪽으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올해부터 2금융권에도 여신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 대출 수요가 대부업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옮겨가면서 가계대출의 건전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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