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자금이 세상에 드러나다…'파나마 페이퍼스'
"안녕하세요. 존 도(John Doe:신원미상의 인물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비밀 자료에 관심 있나요?" 독일 최대 신문사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탐사 저널리스트 바스티안 오버마이어는 이 전화가 심상치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임을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다음날 이 익명의 제보자가 보낸 정보는 바스티안과 동료 프레드릭 오버바이어를 충격에 빠드렸다. 이것은 무려 10만 건에 달하는 페이퍼컴퍼니의 내부 자료였던 것이다. 이윽고 두 기자는 대기업과 유럽 국무총리·독재자·아랍 왕자·왕족·왕·마피아·밀수꾼·마약 조직 보스·비밀 요원·FIFA 임원·귀족·슈퍼리치·유명 인사들이 소유한 수억 달러대의 비밀 자금을 관리하고, 거래하고, 은닉하는, 지금껏 완벽하게 베일 뒤에 가려져 있던 페이퍼컴퍼니의 세계를 파헤친다. '파나마 페이퍼스'라 이름 붙인 세기의 프로젝트를 위해 이들은 전 세계 저널리스트들이 함께 하는 탐사 저널리즘 네트워크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를 가동하고, 비밀 문건을 통해 페이퍼컴퍼니와 관련된 인물과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ICIJ에 소속된 전 세계 80여개 국가 수백 명의 저널리스트들과 협력한다. 이후 1년 간 '파나마 페이퍼스'에는 가디언, BBC, 르몽드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사 소속 저널리스트들이 합류했다. 전 세계 기자들은 2016년 초 '파나마 페이퍼스'를 공개하기로 합의하고 최고 수준의 보안 속에서 협력을 이어갔다. 책 '파나마 페이퍼스'는 소수 지배자들이 자신들의 엄청난 재산을 무책임하게 은닉하고 있다는, 지금껏 베일에 싸여있던 충격적인 현실을 폭로하는 국제적인 탐사 저널리즘의 이야기다. 이 책은 어떻게 파나마 페이퍼스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 모든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는 공식 완역본으로, 권력의 공포 속에서도 대중의 알 권리와 보편타당한 정의를 위해 피땀 흘린 기자들, 그리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노고를 목도할 수 있다. 박여명 옮김, 536쪽, 1만8000원, 한스미디어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