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장관 입국거부 네덜란드에 "대가 치를 것" 경고
【로테르탐·앙카라=AP/뉴시스】이재준 기자 = 터키 타이이프 레제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연달아 자국 장관의 입국을 거부하는 조치를 취한 네덜란드 정부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면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언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장관이 탑승한 항공기의 착륙을 거부하거나 강제로 퇴거시킨 네덜란드를 국제사회가 비난하고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신의 권한을 확대하기 위한 국민투표를 앞두고 유세에 나선 에르도안 대통령은 네덜란드가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경고하는 한편 그때까지는 네덜란드와 화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네덜란드에 전날 착륙하려 했다가 실패한 메블뤼트 차이쇼을루 터키 외무장관도 프랑스 메스에서 수백 명의 터키계 주민을 상대로 네덜란드에 사과는 물론 해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차이쇼을루 장관은 네덜란드가 '파시즘의 본거지'가 됐다고 비판했다. 터키 극우정당도 터키를 모욕한 네덜란드와 외교 관계를 정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터키 당국은 일차 보복조치로서 자국 주재 네덜란드 대사관과 영사관을 봉쇄했다. 한편 네덜란드 로테르담 경찰은 이날 시내 터키 영사관 앞 시위가 소요 사태로 일어나 1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터키계 시위자들이 이른 아침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에게 병과 돌멩이를 던지는 등 폭력 및 공공질서 위반 행위를 했다고 경찰 대변인은 지적했다. 경찰은 폭력 시위에 곤봉과 물대포로 대응했다. 에르도안 대통령 정부는 대통령 중심제 개헌안 국민투표의 찬성 투표를 권유하기 위해 투표권이 있는 터키계가 많이 거주하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에 장관들을 파견했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터키 장관들의 유세 집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11일 차이쇼을루 장관이 탄 비행기의 착륙을 불허한 네덜란드 정부는 이어 파트마 베툴 카야 가족사회정책장관이 로테르담 터키 영사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제지하고서 장시간 대치 끝에 카야 장관을 독일 국경선까지 경찰차로 호송해 출국토록 했다. 네덜란드의 마크 뤼테 총리는 "우리가 오지 말라고 통고했음에도 터키 장관이 로테르담 집회에 도착하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오고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뤼테 총리는 터키 정부가 네덜란드에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터키 장관 2명의 입국 및 유세 활동을 저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공갈 아래서 터키와 정상적인 관계를 가질 수 없다"면서 "우리는 레드라인을 분명하게 그어놨다"고 덧붙였다. 15일 실시되는 네덜란드 총선에서 뤼테 총리의 집권 연정과 반이민 포퓰리스트 기에르트 빌데르스의 자유당이 제1당을 다툴 전망이다. 터키 국민투표는 4월16일 치른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