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라진 황금제국 잉카의 흔적을 찾아서
남아메리카 중부 태평양 연안에 있는 나라로 남미에서 브라질·아르헨티나에 이어 세 번째로 큰 나라이지만, 언젠가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잉카 유적지 ‘마추피추’나 드넓은 평원 지대에 펼쳐진 지상화인 ‘나스카 라인’이 실제 그 나라에 있는 것인지 싶을 정도로 낯설기만 한 ‘미지의 나라’다. 하지만 몇해 전 북미의 멕시코가 그랬듯 올해는 이 나라가 새로운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페루관광청의 도움을 받아 페루의 관광 명소들을 둘러봤다. ◇리마(Lima) 페루의 수도다. 잉카 멸망 후 1824년 독립할 때까지 약 300년에 걸친 스페인 식민통치 시기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였다. 당시 리마에서는 대형 교회 등 귀족을 위한 건축물을 세우는 일이 유행이었다. 덕분에 리마는 1991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정한 ‘센뜨로 데 리마(Centro de Lima, 중앙광장)’를 비롯한 다채롭고 뛰어난 유적들을 보유하고 있다. 리마는 스페인 정복 이전 시대의 고고학 유적지에서 발견된 보물들을 전시하는 환상적인 박물관 도시이기도 하다. 태평양 해안가의 미라플로레스(Miraflores)에서는 광활한 바다를 무대로 스카이다이빙·서핑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고, 아방가르드 풍 콘도미니엄·화려한 쇼핑몰 등 도시적인 삶을 한껏 향유할 수 있다. 산 이시드로(San Isidro)에서는 아름다운 주택가·공원·레스토랑과 카페 등 페루안의 현대적 삶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한국에서 페루 리마국제공항까지 가는 직항편은 아직 없어 미국 서부 혹은 동부 도시를 경유해야 한다.
▲카랄 유적지 = 리마 북쪽의 매우 건조한 수페(Supe) 계곡 주변에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이 도시는 5000년 전 세워진 도시로 이집트, 중국, 메소포타미아 등 위대한 인류 문명 발상지에 필적할 만하다. 피라마드의 건축학적 섬세함은 당시 사람들의 높은 과학적, 문화적 발전 수준을 말해준다. ▲바랑코(Barranco) = 예술가, 사진작가, 문인 등이 주로 거주하는 문화 예술의 중심지다. 리마에서 가장 로맨틱하고, 보헤미안적인 지역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19세기에는 페루 부유층들의 휴양지로 각광받았던 것으로 오늘날에도 서핑을 즐기기 위해 전 세계인이 찾아든다. ▲미라플로레스와 사랑의 공원(Parque del Amor)=럭셔리 호텔, 펍, 클럽, 레스토랑 등이 즐비해 트렌디한 페루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 등 대자연을 품은 페루의 절경까지 조망할 수 있어 세계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곳에는 리마를 찾은 모든 연인을 위한 성지로 불리는 ‘사랑의 공원’이 있다. 밸런타인데이였던 1993년 2월14일, 대중에게 첫 선을 보였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꾸며진 벽과 조형물로 이뤄졌으며, 페루의 유명한 시에서 따온 ‘사랑은 불빛과도 같다’ ‘사랑이 찾아올 때 부는 바람은 비단결처럼 부드럽다’ 등 로맨틱한 문구들이 곳곳에 적혀있다. 매년 밸렌타인데이에 연인을 대상으로 ‘오래 키스하기’ 등 이색적인 대회를 진행한다.
역사 속 신비로운 분위기와 인간적인 건축 양식은 지구상 매력적인 도시 중 하나인 쿠스코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요소들이다. 낮동안 태양처럼 환하게 빛나던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은 밤이 되면 화려했던 옷을 벗어 던지고 한없이 부드러운 모습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도시 경계를 벗어나면 삭사이 우아만(Sacsayhuaman)에서 잉카 테마파크처럼 보이는 최대 29.5피트 높이와 350톤 무게의 멘히르(menhirs)가 서 있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강렬하고 눈부신 파란 하늘 아래에는 피삭(Pisac), 유카이(Yucay),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등 그림같은 마을들이 있고, 외곽지역에는 으리으리한 잉카제국 대저택들이 있다. 이중 오얀따이땀보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통과 관습을 그대로 따라 ‘살아있는 잉카 마을’이라고 불린다. 이곳의 고고학 유적지는 사원, 계단식 농경지, 도시 지역을 두루 포함하는데, 잉카제국시대에 주요 행정 중심지이자 요새였음을 증명한다.
마추픽추는 지금도 신비로 남아있다. 방문자는 때 묻지 않은 고대의 세계를 접할 수 있고, 구석구석에서 잊혀졌던 역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개방된 초케키라오(Choquequirao)는 숨을 멎게 할 정도로 아름답다. 쿠스코에서 기차를 타고 마추픽추 마을로 불리는 아구아스칼리엔테스(AguasCalientes)’에 도착, 버스로 들어갈 수 있다. 마추픽추뿐만 아니라 쿠스코 자연의 위대함도 함께 즐기고 싶다면 ‘잉카 트레일’을 추천한다. 3박4일 43㎞ 코스의 ‘클래식 잉카 트레일’이 가장 유명하며, 2일 일정 트레킹도 가능하다. 매년 전 세계에서 여행자 2만5000명이 잉카 트레일을 하기 위해 찾고, 잉카인이 건설한 돌길을 따라 구름 속 깊은 산 속 난공불락 유적지에 도달한다.
리마에서 남동쪽으로 300㎞ 떨어진 이카는 1563년 스페인 식민지 시기에 건설된 도시다. 끝없이 펼쳐진 이카 사막과 그 가운데 위치한 와카치나 오아시스(Huacachina Oasis)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생물다양성의 보고인 바예스타스 섬(Islas Ballestas)에서는 아름다운 바다와 희귀 동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럭셔리한 호텔들이 위치해 있으며 아름다운 자연과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어드벤처가 공존하는 곳으로, 신혼부부에게 알맞은 여행지다. 페루 특산물인 포도 브랜디 ‘피스코(Pisco)’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리마에서 이카까지는 버스나 콜렉티보(Collectivo, 승합차 등으로 운행하는 택시)로 이동할 수 있다. 약 4시간이 소요된다. 지난해 6월 새로 문을 연 피스코 국제공항을 이용할 수도 있다. ▲바예스타스 섬 = ‘가난한 자들의 갈라파고스’라고도 불리는 곳으로 이카파라카스 구역 섬 144개가 군도다. 파라카스 리조트 타운에서 배로 2시간 거리에 있다. 페루의 국가 자연보호구역으로 빼어난 풍경과 훔볼트 펭귄 서식지로 유명하다. 이 박에도 독특한 새와 동식물의 서식지이며, 보트 투어가 가능하다. ▲와카치나 오아시스 = 전 세계 젊은이가 모여들어 액티비티를 즐기는 곳이다. 보트를 타고 오아시스 위에서 여유를 부릴 수도 있고, 오아시스를 둘러싼 이카 사막의 사구에서 ‘샌드 보드(Sand Board)’와 ‘샌드 지프(Sand Jeep)’를 즐길 수도 있다. 태양이 뜨거워 보통 노을이 질 무렵에 샌드 보드를 탄다. 바닥에 초를 칠한 보드에 배를 깔고 경사가 60도가 넘는 모래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간다. 앉거나 서서 탈 수도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다칠 위험이 있어 급경사 지역에서는 몸을 보드에 밀착시켜 타는 것이 좋다. 샌드 지프는 ‘샌드 버기’라고도 불리는 4륜차를 타고 60도 모래 언덕 위를 달린다. 상하좌우 관계없이 언덕의 끝까지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벨트를 하지 않으면 몸이 공중으로 날아갈 정도로 속도가 난다. 코너링과 스피드의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 ▲나스카 라인(Nasca Lines) = 199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은 인류의 수수께끼다. 벌새, 고래, 원숭이, 거미, 개, 나무, 우주인, 펠리컨 등 30개 이상의 그림과 소용돌이, 직선, 삼각형, 사다리꼴 등 200개 이상의 기하학 무늬들이 그려져 있다. 평원의 규모가 워낙 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보는 것이 좋다. 그림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간은 태양빛이 잘 들어 그림의 선이 가장 선명히 드러나는 오전 7시~10시 사이다. 언제 그려졌는지도 정확하지 않은 고대의 그림들이지만,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내륙의 건조지대에 위치해 오랜 기간 잘 보존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