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 국제일반

[종합2보]네덜란드 집권당 최소 33석 확보…연정 구성 박차

등록 2017-03-16 17:57:49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헤이그=AP/뉴시스】네덜란드 자유민주당(VVD)의 마르크 뤼테 총리가 15일(현지시간) 헤이그에서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17.3.1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총선에서 마르크 뤼테 총리가 이끄는 자유민주당(VVD)이 승리하며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바람을 차단했다.

◇개표 95% 현재 VVD 33석…극우 PVV 제2당

 이날 총선 개표가 95% 진행된 가운데 VVD는 33석을 확보했다. 극우 자유당(PVV)이 20석으로 제2당으로 올라섰고, 기독민주당(CDA)과 D66가 각각 19석, 녹색좌파당(GL)과 사회당(SP)이 14석씩 차지했다.  

 투표 종료 직후 리서치업체 입소스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VVD가 31석을 얻는다고 나타났다. PVV 19석, CDA 19석, D66 19석, GL 16석, SP 14석, 노동당(PvdA) 9석 등을 차지한다고 예상됐다.

 각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150석을 놓고 경쟁했다. 과반(75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여러 정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한다. 이전까진 VVD와 PvdA가 연정을 이끌어 왔다.

 NOS방송에 따르면 이번 총선 예상 투표율은 81%다. 이 수치가 확정된다면 1986년 총선(약 86%) 이래 30년 사이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75% 안팎을 기록한 2010년과 2012년 선거 때보다도 훨씬 높다. 

 ANP통신은 헤이그, 암스테르담 등 주요 도시에서 개표가 지체돼 현지시간으로 16일~17일 사이 개표가 완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21일 총선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 뤼테, "포퓰리즘 이제 그만!"…유럽 '환영'

 뤼테 총리는 총선 승리를 선언했다. 그는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직후 헤이그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네덜란드는 잘못된 포퓰리즘을 향해 '그만 멈추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뤼테 총리는 "네덜란드는 이날 저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잘못된 포퓰리즘은 이제 충분하다고 말했다"며 "민주주의의 축제"라고 말했다.

associate_pic
【헤를렌=AP/뉴시스】 반이슬람 선동가이며 터키에 대한 강경책을 요구해온 네덜란드 극우 자유당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가 11일(현지시간) 헤를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셀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7.03.12
 유럽 지도자들은 뤼테 총리의 승리를 일제히 환영했다. 네덜란드 총선을 계기로 다가오는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월) 등에서 극구 정당들의 세력이 위축될 거란 기대감이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이 더욱 강한 유럽을 만들자고 입을 모았다.

 한 국가의 선거 결과가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준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네덜란드 총선 결과가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FN)과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했다고 유럽 언론들은 지적했다.

◇ 극우 PVV, 집권 실패…연정 참여 배제될듯

 극우 돌풍을 예고한 PVV는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15석을 얻었던 것보다 선전하긴 했지만 집권에는 사실상 실패했다. VVD 등 주요 정당은 PVV와의 연정 구성 가능성을 오래 전에 배제했다.

 헤이르트 빌더르스 PVV 대표는 뤼테 총리의 승리를 축하한 뒤 연정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연정 구성을 제안받는다면 새로 들어설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했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는 넥시트(네덜란드의 EU 탈퇴)를 추진하고 이슬람 사원 폐쇄, 이슬람국 출신의 이민 금지 등으로 안보를 확충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현실적인 난민 대책과 테러대응법을 내놓지 못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포퓰리즘 정책에 대한 전 세계적 반감이 높아졌다는 점이 PVV의 총선 패배 원인으로 분석된다.

 총선을 앞두고 터키와 네덜란드 사이 불거진 외교갈등은 뤼테 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뤼테는 단호한 자세로 터키의 재외 유권자 대상 개헌 국민투표 찬성 집회를 불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네덜란드 좌파정당 녹색당(GroenLinks)이15일(현지시간) 총선을 2주 앞두고 부동층 잡기에 돌입했다. 사진은 녹색당의 이세 클라버(30) 대표. <출처: 도이체벨레 캡처> 2017.3.3.
◇ 연정에 VVD 등 4~5개 정당 참여 전망

 뤼테 총리는 총선에 승리했지만 2012년 총선과 비교해 의석 수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VVD는 지난 총선에서 41석을 얻었다. 연정에 참여한 PvdA는 이번에 38석 중 고작 9석을 지켰다.

 이들 여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는 뤼테 총리가 그동안 EU 기조에 따라 실행한 긴축 정책을 놓고 유권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뤼테는 2010년부터 총리직을 수행 중이다.

 이제 관건은 연정 구성이다. 연정에는 2~3개 정당이 참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 총선의 막상막하 의석 분포도를 고려하면 VVD를 포함해 4~5개 정당이 연정 구성을 논의할 전망이다.

 친 유럽, 진보 정당인 GL의 역할도 주목된다. GL은 2012년 총선서 4석을 얻은 군소정당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14석을 확보하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이에 따라 GL이 연정 구성을 성사시킬 '킹 메이커'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많다. '네덜란드의 트뤼도'라고 불리는 30세 젊은 정치인 이세 클라버 GL 대표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 지켜볼 만하다.

 연정에 발을 들이는 정당들이 늘어난 만큼 합의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5개 정당이 연정을 꾸린 마지막 사례는 1973년 총선으로 163일이 소요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관련기사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