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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내서 집 사라'는 끝, 차기 정부 '부양' 보단 '규제'

등록 2017-03-20 18:07:55   최종수정 2017-03-28 09: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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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촌 그랑자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아파트 조감도를 살펴보고 있다.

11.3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이 미뤄졌던 단지들이 연내 분양을 목표로 동시에 움직이며 서울 서대문, 마포, 종로, 목동 등 7곳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만 16곳이 분양을 시작했다. 2016.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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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탄핵 이후 '장미 대선' 체제로 들어서면서 유력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관련 정책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부동산 보유세',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 강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전월세 상한제, 아파트 후분양제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19대 대선 부동산 정책 키워드는 '가계부채 관리', '양극화 해소', '서민 주거 복지' 등 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그동안 박근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부양책 위주였다면 차기 정권은 부양보다는 규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 3년 간 '빚 내서 집 사라'는 규제 완화 정책을 통해 부동산 경기 부양에 '올인'했다. 이에 강남을 비롯한 서울의 아파트값은 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8년 시절을 뛰어넘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서민들의 주거 환경은 갈수록 악화됐다.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박근혜 정부 첫 3년동안 50% 상승했다. 가계부채 역시 1300조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51조1000억원으로, 2015년 대비 25.6% 증가했다.

 이에 대선주자들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목표로 가계부채 축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가처분소득이 줄고 경기가 악화돼 차기정부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역시 부동산 경기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13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한 자본 소득에 대한 과세를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고 본다"면서 "부동산 임대 소득도 월세 소득의 경우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에 대해서는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에서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보유세 세수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낮다"면서 "GDP 대비 보유세 비중을 현 0.79%에서 1.0%까지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국토보유세를 신설할 계획이다. 토지를 보유한 모든 사람에게 연간 15조원의 세금을 걷은 후 이를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똑같이 나눠주겠다는 구상이다.

 이 시장은 지난 1월 16일 정책토론회에서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면 개인 10% 정도가 66%를, 법인 1%가 75%를 갖고 있다"면서 "국토보유세는 국민 95%가 이익을 보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안희정 충청남도지사도 과도한 부동산 부양 정책에 비판적이다.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후분양제'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안 지사는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이용했다가 차기 정부에 부담을 주는 일이 많았다"며 "이런 우(愚)를 되풀이하면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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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아파트 단지.2016.08.18(자료=양천구청)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주택특별법 제정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사용해 청년희망 임대주택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다양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임대주택의 임차인 보호 강화, 주택임대차 안정화 정책 실시 및 보증금 보호 강화, 주택 금융 및 주택 관련 세제의 정상화를 주요 부동산 정책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어 더민주당에서 대통령이 나올 경우 전월세 상한제 도입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상한제는 전세보증금이나 월세의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 인상액에 대해 상한선을 두는 제도다. '재계약시 전세금 인상을 5% 이하로 제한하고, 임차인이 원하면 2년 단위 계약을 1회 연장'과 '세입자가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도록 계약 갱신청구권을 확대 도입하자는 내용 등이다.

 과거 집권 여당 소속이었던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시자 역시 부동산 시장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유 의원은 "부동산 시장던 상황과 가계부채를 고려하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의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를 두고도 후보들 간의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덕흠 의원(자유한국당)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금 부과 유예 시점을 올해 말에서 2020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할 것으로 밝혔다.

 이 제도는 재건축 조합원이 1인당 평균 3000만 원 이상 이득을 얻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를 세금으로 부과하는 제도로, 올해 말까지 유예된 상황이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에 대해 "기존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부과될 예정"이라고 밝혔고 야당 역시 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나 폐지를 반대해온 만큼 국회를 통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대선주자들의 공약이 규제나 서민 주거 복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기적으로 공급이나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주택 시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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