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볼까]}막걸리 마시며 프러포즈? 느린마을 양조장&푸드
앞서 2000년대 초 유행한 '간 큰 남자'의 '2017년 버전'인가 싶었다. 그런데 여기를 가보고 나니 생각이 180도 달라졌다. 아니 이 정도면 취중 진담으로 사랑하는 그녀에게 프러포즈도 할 만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센터원 빌딩 2층 ‘느린마을 양조장&푸드’가 그곳이다. 처음에 들어갈 때까지는 이 빌딩 안에 있는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중 하나라 생각했다. 모던하고 빈티지한 인테리어 덕에 안에 들어가서도 한동안 그랬다, 자리에 앉아 주변을 훑어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다. 다들 앞에 놓고 마시는 것이 다름 아닌 막걸리였고, 내가 있는 곳은 바로 막걸릿집 안이었다. 그런데 이 막걸리가 그냥 '막'이 아니라는 것이 핵심이다. 가게에서 직접 빚은 수제 생막걸리인 데다 인공 첨가물 아스파탐을 첨가하는 대신 쌀 함량을 높여 막걸리 특유의 단맛을 낸 프리미엄 막걸리다. 실제 매장 안에 큼직한 숙성고가 있어 고객은 막걸리의 제조와 발효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여기서 갓 탄생한 막걸리를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숙성 정도에 따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그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만족스럽다. 다른 막걸릿집처럼 이 집도 다양한 식사 겸 안주를 판다. 일부 메뉴에는 '양조장 XXX'처럼 그 이름에 각각 '양조장'이 붙는다. 눈은 무심코 지나칠 수 있어도 혀는 이내 깨닫는다. 그렇다. 막걸리를 활용해 조리한 음식들이다. 막걸리의 다양한 특성을 음식에 적용해 맛과 향뿐만 아니라 육질까지 업그레이드했다 막걸리 훈증으로 돼지고기 육질을 부드럽고 쫄깃하게 만들고 잡냄새까지 없앤 '양조장 막고기 한 접시'(1만6000원)를 비롯해 돼지 목살을 195분간 막걸리에 재운 뒤 그릴에서 구워 풍부한 맛을 살린 '양조장 돼지 목살 그릴 스테이크'(2만원), 닭고기를 막걸리에서 80분간 숙성해 육질을 부드럽게 한 뒤 매콤한 불맛 소스를 더해 구워낸 '양조장 치킨 그릴 스테이크'(1만6000원) 등이 있다. 하나같이 맛깔스럽고 양도 푸짐하다. 여기에 '양조장 고기 사골국수'(8500원)이나 '양조장 멸치국수'(8500원)를 곁들이면 기분 좋은 저녁 식사 겸 술자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주변 직장인을 겨냥해 가성비 높은 런치 메뉴도 다채롭게 준비한다. '수육 미나리 무친 정식'(7000원), '냉이 달래 소고기 된장찌개'(7000원), '우렁 강된장과 야채 비빔밥'(8000원), '불고기 비빔밥'(8000원) 등이다. 전골류도 여럿 있다. '김치 만두 전골'(1만6000원·이하 각 2인분 기준 ), '불고기 전골'(〃), '매운 불고기 전골'(1만7000원) 등이다. 막걸리는 병당 디너에는 8000원, 런치에는 6000원이다. 연중무휴로 매일 오전 11시30분~오후 11시 영업한다. 룸 7개 포함 총 250석. 주차는 건물 주차장 이용 시 4시간 무료이지만, 막걸리를 즐기겠다면 대중교통이나 대리운전 이용 필수.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