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아이돌' 정휘 "할아버지 돼서도 연기하고 싶어요"
미모와 부를 거머쥔 꽃미남 4인방 'F4'와 명랑쾌활 잡초소녀 츠쿠시의 사랑과 청춘을 그린 이 작품에서 루이는 가장 드라마틱한 캐릭터다. 한 여성만 바라보는 순정파 로맨티스트인 그는 재벌 기업의 후계자다. 엄격하게 자란 탓에 감정표현이 서툴지만 속은 그 누구보다 순수하다. 최근 대학로에서 만난 정휘는 "한사람만 사랑하면서 다른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루이에게 조금씩 공감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는 F4 멤버지만 활발한 다른 친구들과 결이 다르다. "어렸을 때부터 같이 커온 친구들이라 기억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요. 루이가 여러 일로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다소 떠도는 듯해도 계속 친구인 이유죠. 근데 F4로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이 워낙 재미있어요. 같이 떠들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가장 힘들죠, 하하."
많은 유명 가수들이 예술고 연극영화과를 나왔다는 이유로 그 역시 관련 과에 입학했고 그곳에서 연기를 접하면서 배우로서 꿈을 품게 됐다. 2013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한 이후 '블랙 메리 포핀스' '신과 함께 가라' 등에 출연하며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휘가 대중에게 가장 많이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종합편성채널 JTBC의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중간에 탈락은 했지만 맑은 미성과 수려한 외모를 자랑한 그의 활약에 팬들이 단숨에 늘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팔로수 숫자가 수십배 늘어난 것이다. 특히 그가 부른 뮤지컬 애니메이션 '알라딘' OST '프라우드 오브 유어 보이'가 끊임없이 회자됐다.
방송 중간에 탈락한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면서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시에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사실 나오신 분들이 정말 대단하셨거든요. 덕분에 제 노래 실력이 늘었고, 훌륭하신 분들을 알게 해준 소중한 프로그램이죠." 정휘는 사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짜잔 형'으로 유명했다. EBS TV 어린이 프로그램 '방귀대장 뿡뿡이'의 진행을 맡아 인기를 누렸다. 현재는 그만둔 상태다. "시작하기가 겁나고 두려웠던 프로그램이에요. 하지만 정말 출연하기를 잘 했어요. 아이들과 노는 법, 연기하는 방식을 배웠어요. 아이들과 친밀하게 노는 게 쉽지 않는데 까불기도 하면서 제 자신의 껍질을 깨부수는 계기가 됐죠. 덕분에 스펙트럼이 넓어졌어요. 이제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뮤지컬 아이돌'에 대한 수식은 영광이라면서 "이제 그런 걸 떠나서 배우고 싶다"고 말하는 이유다. "인기가 많아지면 좋은 작품이 더 들어와서 좋지만 연기적으로 더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다.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작품은 뮤지컬 '헤드윅'과 연극 '에쿠우스'. 두 작품 모두 그간 보여주지 못한 정휘의 광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이유는 결국 연기를 오래하고 싶어서다. "할아버지가 됐을 때도 대사를 외울 수만 있으면 계속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 길게 보고 있습니다." '꽃보다 남자 더 뮤지컬' 5월7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