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한 닭장 개선…'복지형 케이지' 의무화
1.2m 통로 확보, 9단 이상 못 쌓아 【세종=뉴시스】이예슬 기자 = 앞으로 새롭게 산란계 사육업에 뛰어드는 농가는 '복지형 케이지'를 갖춰야 한다. 공장식 축산을 지양해 가축 면역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1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해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방역 개선대책'을 확정했다. 현행 산란계 적정사육면적은 마리당 0.05㎡로 A4용지(0.06㎡)보다 작다. 밀식사육이 가축의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면역력이 저하되고 잦은 AI 발생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유럽연합(EU)은 2003년부터 배터리 케이지 신축을 금지하고 신규 축사에 대해서는 복지형 케이지(0.075㎡) 설치를 의무화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산란계 사육업 신규 허가시 EU 수준의 복지형 케이지를 갖추게 해 적정사육기준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축사 내부 역시 개선한다. 축사 내 통로가 1m 남짓에 불과하고 12단(약 9m)까지 케이지를 올려 사육하는 현행 방식이 살처분 등 방역조치를 방해한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고려한 조치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세종시 산란계 농장의 경우 70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데 약 7일이나 소요됐다. 살처분이 지연되면 바이러스가 확산돼 피해규모가 커진다. 앞으로는 케이지 높이는 한 층에 3단씩 9단(3층, 7m)을 넘지 않아야 한다. 케이지 간 1.2m 이상의 통로도 확보해야 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규 축산업 허가시 적용되는 기준으로 기존 농장은 사육시설 요건을 충족할 경우 축사시설현대화 사업을 우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