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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빈의 클로즈업 Film]휘파람 액션 압도적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등록 2017-05-02 09:10:59   최종수정 2017-05-08 10: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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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영화
【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Electric Light Orchestra)의 '미스터 블루 스카이'(Mr. Blue Sky)가 우주에 울려퍼지는 첫 번째 전투 시퀀스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감독 제임스 건)의 정체성이다. 가디언즈는 거대 우주 괴물과 목숨 걸고 싸우지만, '베이비 그루트'는 그저 노래에 맞춰 춤추며 흥을 낸다. 다시 말해 이건 전투 시퀀스가 아니라, 우주 로케이션에 슈퍼히어로를 주인공 삼고, 이들의 전투를 일종의 쇼로 펼쳐보이는 뮤직비디오 시퀀스랄까. 특정 장면이 아니라 영화 전체가 그렇다.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충돌하는 지구의 진지한 어벤져스와는 달리 우주의 가디언즈는 신나는 음악과 함께 유치한 농담으로 서로를 골리는 데 바쁘다.

 전편이 가디언즈 결성을 그렸다면, 이번 작품은 '스타로드'(크리스 프랫) 출생의 비밀을 축으로 이들의 결속을 담는다. 메시지는 가족이다. 가디언즈는 각각 가족과 관련한 아픔을 가진 인물들인데, 그 상처를 공유한 멤버들이 혈연과 무관한 새 가족을 우연찮게 만들어 진짜 가족이 돼가는 과정이 그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영화는 사실 이런 서사에는 큰 관심이 없다. 중요한 건 오직 오락이다. 관객에게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게 '가오갤'의 유일한 목표다. 독립된 이야기를 하면서도 후속작을 염두에 둘 뿐만 아니라 다른 시리즈와의 연결고리 또한 고려하는 다른 마블 영화와는 달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어떤 강박도 없이 관객을 즉각적으로 즐겁게 하는 데만 최선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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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영화
이 작품이 선사하는 재미의 가장 큰 몫은 역시 액션이 차지한다. 가디언즈 각각의 액션은 어벤져스의 그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밋밋하다. 대신 이들은 큰 그림을 그린다. 음악과 유머가 액션과 하나 되는 건 물론, 공세를 취하는 주인공 뿐만 아니라 당하기만 하는 불특정 다수 적의 모습 하나까지 허투루 다루는 법이 없이 '그림'으로 만든다. 우주 공간을 적극 활용한 상상력으로 다양한 색 효과를 집어넣어 화려함을 더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장면이 욘두가 로켓·베이비 그루트와 함께 선보이는 '휘파람 액션'이다. 앞서 언급한 모든 요소가 담긴 이 시퀀스는 막판 CCTV까지 활용한 창의성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 장면은 최근 히어로 영화들이 보여준 액션 중 최고로 꼽아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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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영화
액션이 멈춘 곳을 채우는 건 캐릭터 코미디다. 마블이 뛰어난 점 중 하나는 캐릭터를 창조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능력일 텐데, 이들의 이런 강점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더 빛난다. 개그 본능과 낭만을 함께 가진 스타로드, 무뚝뚝한 여전사 가모라, 불같은 성격이지만 정 많은 로켓, 정체불명의 유머와 예민한 감수성의 드랙스는 관객이 흔히 봐온 성격의 소유자가 아니어서 쉽게 질리지 않는다(그들의 독특한 외모도 한몫 한다).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가 있지만,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베이비 그루트다. 영화가 선사하는 유머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이 '식물 히어로'는 어떤 관객도 무장해제 시킬 사랑스러움을 러닝타임 내내 내뿜는다. 아마 개봉 후 베이비 그루트의 팬이 급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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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영화
마치 히어로로 구성된 록밴드의 공연 같다. 정신을 놓고 떼창을 하다 보면 어느새 공연이 끝나 있듯이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즐기다보면 146분은 훌쩍 흘러가 버린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는 전체 완성도만 놓고 보면 역대 마블 영화 중 상위권에 오르기 어려울 것이다. 또 전작을 뛰어넘은 후속작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굳이 다른 작품과 비교할 필요 없이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즐겁고 신난다. 그게 전부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그리고, 5개의 쿠키 영상이 준비돼 있다. 다만 내년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와의 연결고리는 보이지 않는다(가디언즈 또한 '인피니티 워'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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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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