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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역사학자들, 트럼프 남북전쟁 발언 비판…"초등 5학년 수준"

등록 2017-05-02 10: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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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성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전쟁(1861~1865년)과 관련해 엉뚱한 발언을 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역사학자들이 그의 빈약한 역사관에 대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보수 매체인 워싱턴 이그재미너 라디오 시리우스 XM과의 인터뷰에서 남북전쟁이 왜 일어났냐고 반문하면서,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1767~1845년)이 조금만 늦게 집권했다면 유혈충돌 없이 전쟁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잭슨은 탁월한 협상가였다"라며 "잭슨이 조금만 늦게 집권했더라면 남북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매우 강인하면서도 너그러운 성격의 소유자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잭슨은 남북전쟁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고 매우 화가 났었다"며 "이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는 달리 잭슨 전 대통령은 남북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인 1845년 이미 사망했다. 잭슨 전 대통령이 남북 전쟁에 화가 났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예제와 남북 전쟁 및 재건 과정을 연구한 데이비드 블라이트 예일 대학교 역사학과 교수는 "권위주의보다 심각한 것이 역사와 정책, 정치 과정에 관한 트럼프의 무지로 이로 인해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블라이트 교수는 "트럼프가 역사를 제 멋대로 해석하고 있다"라며 "이는 초등학교 5학년 또는 그보다도 못한 역사 지식이다"라고 비꼬았다. 블라이트 교수는 "트럼프가 단지 부동산 재벌이었다면 그냥 웃어 넘기거나 무시했을 것"이라며 "문제는 트럼프가 최고 통수권자로 헌법에 의해 백악관에서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블라이트 교수는 "트럼프가 잠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권력을 넘기고 1~2달간 휴가를 내 역사교육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디스 게스버그 빌라노바 대학 교수는 "트럼프가 잭슨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그가 잭슨에 대해 칭찬한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잭슨이 백악관의 권한을 국민에게 돌려준 포퓰리스트인 것으로 인식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게스버그 교수는 "트럼프가 현재의 인종 문제(흑백갈등)를 조롱하는 것같다"며 "자신이 펼치는 정책히 합당하다고 알리기 위해 사실과 다른 역사를 설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블라이트 교수는 "잭슨은 인종 평등주의에 관해 어떤 비젼도 갖고 있지 않았다. 반 노예제 활동도 하지 않았다"라며 "남북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배경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불평등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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