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시대]공공임대주택, 85만가구 공급…택지·재원 확보 '시급'
다만 이를 위한 택지확보 및 재원마련 등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세부계획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공적 임대주택 17만여가구(임기 내 총 85만여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역대 정부보다 많은 물량인데다 이번 대선에 출마한 다른 후보들 공약보다 많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공 임대주택 공급량은 노무현 정부 39만3000여가구, 이명박 정부 45만5000여가구, 박근혜 정부 55만1000여가구다. 안철수 후보는 매년 15만여가구(총 75만가구)를 약속했다. 지난 정부 때 전·월세난이 심화한만큼 이는 고무적이지만, 과연 약속대로 실현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박 정부 부동산 기조는 규제완화였다. 지난해 말 시장과열 우려가 계속되자 11·3대책에 여신심사 강화 등 규제책을 서둘러 빼들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규제완화책을 썼다. 이에 투자자를 위한 정책이란 지적도 계속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공적 임대주택 공급량 증가는 지난 정부에 심화했던 전·월세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 공약이 실현하기 위해 재원마련과 택지확보 등 현실적인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전보다 많은 물량이지만 새 정부가 얼마나 전·월세난 해소를 위한 공급의지를 보이느냐에 따라 실현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전에 서울시에서도 연 8만가구 공급하겠다고 한 적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전국에 17만가구 공급하는 것이 역대 정부보다 많은 물량이긴 하지만 실현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물량은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임대주택 중에서도 건설형과 매입형 비율을 어떻게 산정할 것인지 구체화해야 한다. 건설형 물량에 따라 확보해야 할 공공택지에 대한 설계 구체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감시팀장 역시 "문 대통령은 매입형과 건설형 등 물량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박 정부가 역대 최대물량을 공급했다고 홍보했지만 증가한 물량 대부분이 건설형이 아닌 전세임대였다는 점을 참고해, 문 정부도 물량을 세부적으로 계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부채가 적지않은 상황"이라며 "공공 건설 임대 10만 가구를 공급하는데 20조원이 소요된다. 재원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어 "보유세 인상이나 국민연금 활용 등은 합의가 필요하다. 문 대통령이 도시재생 분야에 공공재원으로 5년 동안 50조원을 투자한다고 공약했는데 이 부분까지 감안해 재원마련이 가능할지도 살펴야 한다"며 "적절한 부지도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 대안없이 건설형을 대규모 늘린다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수혜계층이 청년층에만 한정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년층 주거문제와 함께 중산층, 은퇴세대 등 전월세 문제를 전 계층에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연구위원은 "청년층과 1~2인 가구에 집중해 공약을 내세웠다"며 "행복주택과 최근 발표된 창업지원주택, 공공실버주택 등 저소득 장년층과 노인 가구를 비롯 다양한 생애 주기에 맞춘 기존 임대주택 정책 중 장점을 계승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