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유통/생활경제

[청년들, 쓸 돈이 없다]소득 적어도 자존감은 지켜야하고…욕망과 능력 사이에서 '갈등'

등록 2017-05-24 06:00:00   최종수정 2017-05-30 08:50:41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캠퍼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취업박람회 '청년채용 페스티벌'에서 구직자들이 다양한 스타트업 기업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청년위원회, 중소기업청, 청년희망재단, 연세대학교 등 14개 민·관기관이 스타트업과 구직자를 매칭하는 이번 박람회에는 미미박스, 플리토, 직방, 와디즈 등 민간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 스타트업 101개사가 참여했다. 2017.05.23.

 [email protected]
5년 새 물가는 올랐지만 청년층 소비지출은 제자리
경제적 빈곤 속에서도 트렌드에 민감해 고통 더 커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소비 이어지며 악순환 지속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취업난 뿐 아니라 주거비 상승, 가계부채, 불안한 미래 등의 영향으로 지갑을 닫게 된 청년층은 욕망과 능력 사이에서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가운데 29세 이하 가구의 지난해 3분기 소비지출은 205만742원으로 5년 전 201만4451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5년 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9%를 넘은 것을 고려할 때 사실상 청년층의 소비지출은 크게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청년들의 빚이나 빈곤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사안으로 떠올랐다.

 실제 저소득층 청년들과 상담을 지속해온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회에 진출하기도 전에 빚을 떠안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쉽지 않아,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렇게 생활하다보면 결국 또 다시 대출을 받는 길로 들어서는데, 낮은 신용 탓에 좋은 조건의 대출을 받기도 어렵다. 이로 인해 사채 등 고금리 대출을 받게돼 악순환이 지속되는 경우도 잦다.

 하지만 1980년부터 2000년 사이 태어난 청년들은 경제적 빈곤 속에서도 자존감을 지키는 경향이 강하다. 이른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욕망과 능력 사이에서 충돌을 빚는 경우도 흔하다.

 우선 자신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는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비재들을 통해 만족을 추구하거나 스스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욕망을 해소한다. 예컨대 고가 브랜드 화장품 대신 이른바 저렴한 화장품을 구입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수입차를 구입하고 잔금을 갚지 못하는 '카푸어'(Car poor)의 폐해처럼 한정된 예산에서 자신이 원하는 소비를 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패션과 트렌드에 민감하고 감각적인 2030세대들이 '호모 컨슈머스(Homo Consumus: 소비하는 인간)로의 존재의 가치를 포기할 수는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도배되는 타인의 과시적 소비에 반감을 가지면서도 그럴수록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경향이 생겨, 충동적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도 잦다.

 결국 이같은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청년 소비 절벽이라고 불릴 만큼 청년층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대졸 실업자가 30만명을 넘어섰다.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과제"라며 "갈수록 떨어지는 청년층의 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