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미세먼지토론회, 기상천외 아이디어 속출
서울시민 3000여명은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민 미세먼지 대토론회'에 참석, 미세먼지 저감 대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250여개 원탁에 둘러앉은 남녀노소 시민들은 2시간 동안 진지한 태도로 미세먼지 대책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 등 외교 관련 대책으로는 ▲국제회의 중국 개최를 지원해 중국정부의 자정을 유도 ▲미세먼지 오염도 개선에 기여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녹색투자 이민제 도입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미세먼지 방지시설을 선도적으로 설치·운영하는 방안 ▲미세먼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동북아 국제기구 설립 ▲미세먼지 우주배출 한·중 공동연구 ▲중국 수출입 비행기 규제강화 등이 제시됐다. 교통 관련 대책으로는 ▲미세먼지 고농도 시 대중교통 요금 50% 감면 및 학생 무료 ▲등하교시간대 스쿨존 경유자동차 통행금지 ▲경찰 노후 전경버스 폐기 ▲지하철 산소열차 운행 ▲미세먼지 고농도 시 드론을 이용해 도로 살수 ▲버스천장 텃밭 꾸미기 등이 있었다. 이밖에 ▲화력발전소 폐지 또는 감축 ▲인공강우 ▲공기측정 앱 개발 ▲식목일 확대 ▲개인용 공기청정기 개발 ▲도심 내 초대형 분수 설치 ▲미세먼지 고농도 시 건물 꼭대기에서 살수 ▲소셜펀딩으로 미세먼지 방풍림 조성 ▲차 없는 마을과 걸어 다니는 마을 지원 등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하늬'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하늘이 슬픈 이유'라는 자작시를 소개했다. 그는 "하늘에게 무섭고 아픈 불청객이 찾아왔네. 우리에게도 파란 하늘을 볼 수 없는 슬픔 찾아왔네. (중략) 우리는 파란하늘을 책이나 그림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 (중략) 그래도 우리는 하늘의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는 도우미가 될 것이네"라고 낭송했다. 영등포 주민 구모씨는 "서울시에서 미세먼지를 낮추려면 교통량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자동차가 다니기 불편한 도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서울시가 도로를 계속 늘리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이 녹색 교통도시를 만든다고 했는데 도로 늘리는 예산이 작년보다 올해가 더 늘었다.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직접 토론에 참가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에서 공원이 될 수 있는 대규모 지역이 학교다. 학교는 마지막 남은 생태공간이 될 수 있다"며 "1300개 학교 모두가 정원이 될 수 있게 하면 대단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봄철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적 가동 중단'에 매우 찬성이 56.3%, 찬성이 32.6%였다. '미세먼지 고농도 시 차량 2부제 실시'에 관해서는 매우 찬성이 48.4%, 찬성이 31.7%로 집계됐다. '도심 4대문 안 공해차량 운행 제한'에 대해서는 매우 찬성이 47.7%, 찬성이 31.6%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토론 종료 후 무대에 올라 "오늘 시민들이 준 아이디어가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요즘 내가 청와대와 되게 친하다. 중앙정부와 협력해서 반드시 중앙정부 차원에서 실천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지난 겨울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도 바꾸고 정부도 바꿨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삶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우리 시민이 힘을 합해서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오늘 여러분의 열정을 목격하면서 광장민주주의가 또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구나 하는 확신을 갖게 됐다. 광장민주주의는 계속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