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국민의당, 적대적 관계로 돌아서나
김이수 후보자 인준···갈등점화 가능성 민주당 여성의원, 김동철과 만남 불발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흐르는 기류가 심상찮다. 유대감 있는 사이보다는 웬지 대립각이 날카롭게 세워지는 형국이다. 당초 양당은 같은 뿌리였기에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다른 보수정당과의 관계보다는 훨씬 우호적인 사이로 지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주요 공직자들의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틈새가 벌어지는가 싶더니 문 대통령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 강행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카드도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지면서 점점 국민의당이 야성(野性)을 발휘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일단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준(準)여당' 발언이 발단이 됐다. 추 대표는 9일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준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매우 반가운 말씀이다. 그런 말씀은 호남발전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 (발전을) 이뤄가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를 두고 자유한국당은 "국민의당이 태생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민주당 2중대였다는 사실은 박 위원장이 자백하지 않더라도 알만한 국민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며 "더 이상 헷갈리게 하지 말고 합당하는 것이 순리"라고 비꼬으기도 했다. 국민의당의 감정선을 자극한 것이다. 당연히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추 대표가 생각하는 여당의 역할은 청와대 거수기 노릇 하는 것인지 반문한다"며 "박 위원장 발언의 본질을 왜곡해 터무니없는 해석을 붙이는 민주당의 행태가 개탄스럽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 안팎에서도 추 대표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참을 수 없다'는 불만들이 이어졌다. 앞서 국민의당은 강경화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만 인사청문 보고서를 '부적격'으로 채택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채택'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나 추 대표의 발언과 청와대의 임명 강행 방침이 알려지면서 이젠 '김이수 반대'로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시사하고 있다. 실제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12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강 후보자를)계속 강행하겠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라 (강 후보자 부적격과) 연계하려는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도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개인적으로 강경화 후보자의 임명을 찬성하지만 대통령께서 강행한다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본회의 인준 표결이 부결로 유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1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김이수 후보자 인준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갈등이 더 커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은 일단 김상조 후보자 임명 강행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보이콧해온 자유한국당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상희·남인순·유은혜·제윤경 등 민주당 여성의원 4명이 12일 강 후보자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촉구하기 위해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찾아갔으나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면서 국민의당과 민주당 사이에 미묘한 기 싸움이 더욱 가속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