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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더 볼 만한 풍경'...7월에 가볼 만한 곳

등록 2017-06-26 11:31:32   최종수정 2017-07-04 09: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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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비오는 날, 서울 인왕산 수성동계곡. 2017.6.26(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유독 심한 가뭄 속에 단비가 내렸다. 예년보다 늦은 장맛비에 때 이른 무더위는 잠시 숨을 고르는 듯하다.

 가슴을 촉촉이 적시는 장마철 비에 어울릴 만한 여행지를 찾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는 '비가 오면 더 볼 만한 풍경·소리'라는 테마로 7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해 26일 공개했다.

 선정된 곳은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 창덕궁 후원과 수성동계곡(서울 종로) ▲현무암 비경 속 은밀한 폭포, 비둘기낭(경기 포천) ▲연꽃의 바다로 떠나는 감성여행, 화천 서오지리(강원 화천) ▲빗소리에 세상 시름을 씻어내다, 제천 정방사(충북 제천) ▲구름 숲 속 화가의 방, 진도 운림산방(전남 진도) ▲뒷모습이 아름다운 선비를 찾아서, 안동 농암종택(경북 안동) 등 6곳이다.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 창덕궁 후원과 수성동계곡

 도심에 내리는 비는 빼곡한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 청량한 빗소리로 그 풍경을 채운다. 34만490㎡(10만3000여평)에 달하는 창덕궁 후원에선 비 오는 날 차분하게 깊어진 궁궐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비가 많이 온 다음날 인왕산 수성동계곡으로 발길을 옮기면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가 된다. 안평대군과 조선 선비들이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를 장단 삼아 시를 읊조리던 곳이다. 수성동계곡이 있는 서촌은 윤동주 하숙집터와 통의동 보안여관, 대오서점 등 한국 근현대사가 곳곳에 남아있다.(서울 종로구 율곡로 99)

 ◇현무암 비경 속 '은밀한 폭포', 비둘기낭

 비둘기낭은 포천의 '은밀한 폭포'다. 현무암 침식으로 형성된 폭포는 독특한 지형과 함께 청량한 비경을 보여준다. 영북면에 자리한 폭포는 천연기념물 537호로 지정됐으며 한탄·임진강지질공원의 주요 명소로 등록됐다. 폭포는 비둘기낭의 유래를 간직한 하식 동굴과 높이 30m 주상절리 협곡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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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충북 제천 정방사. 2017.6.26(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mail protected]
비둘기낭폭포 인근에는 한탄강 협곡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지질공원으로 연결되는 교동가마소, 지장산계곡 역시 독특한 현무암 지형을 선보인다. 폭포 주변 교동장독대마을과 비둘기낭마을 등에서 팜스테이와 농촌 체험이 가능하다. 국립수목원, 평강식물원, 허브아일랜드 등도 함께 둘러볼 만한 곳이다.(경기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로)

 ◇연꽃의 바다로 떠나는 감성여행, 화천 서오지리

 화천과 춘천의 경계쯤 자리한 서오지리는 춘천댐 건설로 마을 앞들이 물에 잠기면서 강변 습지에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3년부터 연을 심어 연꽃 피는 마을로 변신했다. 15만㎡에 이르는 연꽃단지에 백련, 홍련, 수련, 왜개연꽃, 어리연꽃, 가시연 등이 피어 8월 말까지 연꽃바다가 된다.

 연아이스크림과 연잎차, 연꽃차, 연잎밥 등 건강한 먹거리와 함께 화천목재문화체험장, 숲으로다리, 캠핑과 딴산유원지, 토속어류생태체험관, 붕어섬 등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볼거리도 있다. 서오지리, 숲으로다리, 거례리 수목공원은 화천 3대 감성 여행지로 물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이나 비 오는 날에도 운치 있다.(강원 화천군 하남면 건넌들길)

 ◇빗소리에 세상 시름을 씻어내다, 제천 정방사

 662년(문무왕 2년)에 창건한 정방사는 절벽 아래 제비집처럼 매달린 모양도 예사롭지 않지만,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압권이다. 정면으로 월악산과 청풍호가 발아래 펼쳐진다. 가장 아름다운 때는 아침 무렵으로 월악산 골짜기와 청풍호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어울려 선경을 빚어내며 비 오는 날 분위기는 한결 운치 있다.

 정방사에서 내려오면 다양한 솟대 작품을 전시한 능강솟대문화공간이 있다. 제천을 대표하는 청풍호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인 의림지도 빼놓을 수 없다. 유행가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한 박달재, 청풍호의 또 다른 모습이 보이는 백봉전망대,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이 숨어 지낸 배론성지도 함께 돌아보면 좋은 명소다.(충북 제천시 수산면 옥순봉로12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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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남 진도 운림산방. 2017.6.26(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mail protected]
◇구름 숲 속 화가의 방, 진도 운림산방

 진도 최고봉 첨찰산 자락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 소치 허련이 말년을 보낸 집이다.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조선 제일의 화가로 이름을 떨친 허련은 당쟁에 휘말린 추사가 유배를 거듭하다 세상을 뜨자 고향으로 돌아와 첨찰산 쌍계사 옆에 소박한 집을 짓고 죽을 때까지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운림산방과 이웃한 쌍계사는 울창한 상록수림으로 유명하다. 운림산방에서 쌍계사 상록수림으로 이어지는 숲길은 허련의 산책로였다. 아이와 함께라면 진도개테마파크에서 진돗개 공연을 보고, 가까운 진도향토문화회관에서 무료 공연까지 즐겨볼 수 있다.(전남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뒷모습이 아름다운 선비를 찾아서, 안동 농암종택

 청량산과 낙동강이 어우러진 농암종택은 비가 오는 날 가면 금상첨화다. 구름이 내려앉은 청량산 줄기가 수묵화를 그려내고, 낙동강 물소리는 더욱 세차다. 농암 이현보 선생의 손때가 묻은 긍구당에서 하룻밤 묵어보면 넓은 마루에 앉아 빗소리, 강물 소리, 새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

 다음날에는 퇴계와 이육사의 흔적을 둘러본다. 촉촉하게 젖은 강변 따라 퇴계오솔길(예던길)을 걷고 퇴계가 후학을 가르친 도산서원을 찾을 수 있다. 퇴계가 아낀 제자 김부필의 종택이 있는 안동군자마을, 퇴계의 14세손 이육사의 생애와 문학 관련 자료를 전시한 이육사문학관도 빼놓을 수 없다.(경북 안동시 도산면 가송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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