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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정의 寫讌] 나도 멍멍 짖고 꼬리칠 수 있는데...

등록 2017-07-21 05:50:00   최종수정 2017-07-25 09: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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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내 한 불법 식용 개농장 입니다. 좁은 우리 안에 갇힌 개들은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우리안의 개들의 다리에 난 상처는 뼈가 보이고 살이 썩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개 사육은 이런 공간에서 할 수 없습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깨갱 깽깽...."

개들이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예감한 듯 흐느낍니다. 이내 숨소리가 끊깁니다.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불법적으로 식용견을 사육하는 경기도의 한 개농장입니다.

좁은 우리 안에 갇힌 개들은 한눈에 봐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상처가 심각합니다. 살은 새카맣게 괴사했고, 뼈는 드러나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개 사육은 이런 공간에서 할 수 없습니다. 동물은 고통 및 상해,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공포를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안 됩니다. 소유자는 부상한 동물에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는 행위는 금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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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내 한 불법 식용 개농장 입니다. 목에 줄을 매 도살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개를 죽이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email protected]
하지만 실상은 어떨까요. 기자가 본 이날 농장 속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구역질이 나서 보기조차 힘든 먹이를 줍니다. 심지어 헝겊으로 만든 줄로 개의 목을 졸라 도살합니다.

좁은 철제 우리 안의 개들은 상처가 깊고, 학대를 심하게 받아서인지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 하고 있습니다. 어떤 개는 다른 개에게 몸을 기댄 채 가쁜 숨을 몰아쉴 따름입니다.
 
기자가 왔다는 것을 인지한 농장주는 급히 농장 문을 닫고 취재를 제지했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식용견을 사육하는 나라입니다. 중국, 베트남 등도 개고기를 먹지만, 사육한 개가 아닌 들개가 대상이라고 합니다.

개를 식용으로 키우고 유통하는 것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헷갈릴 정도로 버젓이 이뤄지는 나라에서 복날을 전후로 많은 개가 도축되고 있습니다.

개 식용에는 늘 논란이 많습니다.

 개 식용을 개인적인 취향, 또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우리나라 식문화로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 번 양보해도 동물에게 생명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식용을 목적으로 한 개 사육과 도살의 과정과 방식에는 분명히 문제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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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국내 한 불법 식용 개농장 입니다. 목에 줄을 매 도살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상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개를 죽이는 행위는 불법입니다. [email protected]
늘 그렇듯 올해 복날을 앞두고도 불법적인 방식으로 사육되던 많은 개가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입속으로 들어갈 고기(개)를 두고 무슨 생명존중이냐" "소고기와 돼지고기는 잘 먹으면서 왜 개고기 먹는 것만 비난하냐"고 반박할 수도 있습니다.

반려견과 식용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깊은 고민의 무게 탓인지 더 힘이 빠지는 어느 여름날입니다.

<조수정의 사연(寫讌)은 사진 '사(寫)', 이야기 '연(讌)', '사진기자 조수정이 사진으로 풀어놓는 세상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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