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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 왜 이러나②]기상 이변, 전 세계 곳곳에 '재앙'

등록 2017-08-01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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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비아(이탈리아)=AP/뉴시스】이탈리아 파비아 인근 포강 위의 베카 다리 밑에 24일 바싹 말라 쩍쩍 갈라진 강바닥이 드러나 보이고 있다. 스카이 TG24 TV는 이탈리아가 6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2017.7.25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여름이 시작하는 지난 6월 유럽은 그야말로 펄펄 끓었다. 중·서부 유럽 대다수 지역에서 평균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았지만 비는 좀처럼 내리지 않아 각종 피해가 이어졌다.

 이탈리아는 폭염으로 인한 극심한 가뭄에 수도 로마시와 라치오주의 식수원인 브라치아노 호수의 저수량이 평소 40% 수준으로 격감해 제한 급수를 피할 수 없었다.
 
포르투갈에서는 산불이 고온건조한 날씨 여파로 좀처럼 꺼지지 않은 채 대규모로 확대하면서 60여 명이 사망하고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북미 대륙에서도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캐나다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 대형 산불이 한 달 가까이 지속하면서 임야 3500㎢를 잿더미로 만들었고, 이재민 4만5000여 명을 유발했다.
 
미국은 서남부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으나 텍사스(동부),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 플로리다 등 여러 주는 허리케인 ‘신디’가 야기한 홍수에 시달려야 했다.

중국은 7월 들어 동부와 중부 지방에서는 폭염, 동남 지방에서는 홍수로 인해 각각 고통을 받았다.
 
후베이(湖北, 서부), 후난(湖南, 북부), 장쑤(江蘇, 남부), 장시(江西, 동부), 저장(浙江), 푸젠(福建, 중북부), 충칭(重慶), 북부), 안후이(安徽, 동부) 등 여러 성은 낮 최고기온이 37~39도에 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40도마저 넘었다.
 
특히 고온건조한 기후에 여름이면 가공할 폭염이 기승을 부려 ‘훠저우(火洲)’라 불리는 신강웨이우얼(新疆維吾쭦) 자치구의 투루판(吐魯番)은 올 7월 초순 50도에 육박하며 아스팔트에서 계란 프라이를 만들어 먹는 진기한 광경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이 지역은 매년 여름 40도까지 오르는 일이 많았으나 이 정도 기온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정반대로 헤이룽장(黑龍江), 지린(吉林), 허베이(河北, 동북부), 네이멍구(內蒙古, 동부) 등 여러 성과 수도 베이징(北京) 등은 폭우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겪었다.
일본은 7월 초 남부 규슈 지방 후쿠오카현, 오이타현 등에 가공할 물 폭탄이 투하되면서 30여 명이 숨지고 이재민 약 2000명이 발생했다. 경제 피해액은 1조4000억원 이상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여름 지구 북반구 각 나라가 예사롭지 못 한 날씨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시아, 유럽, 북미 등 같은 대륙은 물론, 한 나라 안에서도 180도 다른 날씨가 펼쳐져 상대적인 고통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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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덴=AP/뉴시스】 독일의 남 삭소니 주에 비가 계속 내려 여러 도시에 홍수가 난 가운데 26일 네테강이 루덴 시 거리까지 범람해 넘쳐 흐르고 있다. 2017. 7. 26.
◇기승전(起承轉), 지구 온난화

 극단적으로 치닫는 날씨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흔히 ‘지구 온난화’를 꼽는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 표면 평균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이다. 땅이나 물에 있는 생태계가 변화하거나 해수면이 올라가 해안선이 달라지는 등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를 포함하기도 한다.

지구 온난화는 흔히 온실가스 증가 때문으로 여겨진다. 산업화에 따라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량이 급증했다. 이와 반대로 인구 증가에 따른 도시화는 물론 늘어난 인구를 부양하기 위한 농업 발달 등의 여파로 ‘지구의 허파’인 숲은 점점 파괴돼 갔다. 한 마디로 자연에 의한 여과와 자정이 힘들어진 셈이다.

온난화는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지적됐다. 이후 1985년 세계기상기구(WMO),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등이 이산화탄소를 온난화의 주범임을 공식으로 선언했다. 1988년에는 IPCC가 구성돼 기후 변화를 조사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98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미국 의회에 지구온난화 관련 발언한 것을 계기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지구의 연평균기온은 원래 400년에서 500년 정도를 주기로 약 1.5도 범위에서 계속 변화한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이후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0.6도가량 상승했다. 이 시기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은 1800년대에는 280ppm이었으나 1958년에는 315ppm, 2000년에는 367ppm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지구의 연평균 기온이 지속해서 올라감으로써 땅이나 바다에 들어 있는 각종 기체가 대기 중에 더 많이 흘러나올 가능성이 크다. 이는 온난화를 더욱 빠르게 진행한다. 그야말로 ‘악순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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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탈=AP/뉴시스】프랑스 코르시카 섬 오르탈 마을에서 25일(현지시간) 산불이 발생해 불길이 치솟고 있다.  고온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불어 남부 지역 10여곳 이상에서 산불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2017.07.26
온난화로 대기 중 수증기량이 증가하면 평균 강수량이 증가하고, 이는 홍수나 가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해수면 상승이다. 기온 상승에 따라 빙하가 녹는 탓이다.
 
앞서 2000년 7월 NASA는 “지구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내려 지난 100년 동안 해수면이 약 23㎝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또 “그린란드의 빙하 두께는 매년 2m씩 얇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연간 물 500억 톤 이상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수면이 0.13㎜씩 상승한다”고 짚었다.
 
이는 섬이나 해안 거주자 생활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북극곰이나 펭귄을 비롯한 여러 동물이나 식물들을 멸종위기로 내몬다. 지역에 따라서는 사계절 중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 태풍과 가뭄 등 자연재해의 강도가 점점 고조하면서 일부 건조한 지역에는 아예 사막이 생겨날 수 있다.
 
◇ADB의 온난화 상승 경고
 
더 큰 문제는 이런 가혹한 날씨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7월14일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담은 정책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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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너패스(미 캘리포니아주) = AP/뉴시스】 미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 경찰 차량이 12일(현지시간) 도너 패스 일대의 고속도로에서 눈길에 발이 묶였다 (고속도로 순찰대 제공 사진). 시에라 네바다 산악지대에 내린 희귀한 6월의 폭설로 이 일대 휴양지에서는 수영객과 스키어들이 뒤섞였고 15~ 30cm가 쌓인 고지대 스키장에서는 8월까지 주말 스키장 개장을 예고했다.2017.06.13
연구에 따르면, 2016년 2월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3년 대비 74.8mm(연평균 3.4mm) 상승했다. 해수 열팽창 효과가 지역마다 상이해 지역별 해수면 상승 정도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필리핀은 같은 기간 무려 122㎜나 상승했다.

ADB는 지금 속도라면 2100년 해수면 높이는 1990년보다 0.75∼1.9m 높아질 것으로 뵜다.
 
ABD는 이런 해수면 상승이 바다에 인접한 국가, 특히 작은 섬나라에 큰 비용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경우 해수면 상승 영향을 받게 되는 취약지역에 약 1300만 명이 거주, 피해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됐다.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는  2050년께 연간 최대 1600만 달러(GDP 대비 10%)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그 어느 곳보다 아시아 지역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각종 피해가 예상되는 전 세계 주요 도시들 가운데 4분의 3 이상은 아시아 지역 도시이기 때문이다.
 
해수면 상승은 토지 유실, 인프라 손실, 재난시설 구축 비용 증가, 사회적 자본 손실 등 비용이 발생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2100년이 되면 전 세계 GDP의 0.5% 규모인 연간 최대 2조8200억 달러의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됐다.
 
잦은 홍수와 침수 등은 해당 지역 거주민을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아시아 지역 이주 수요는 2050년까지 약 660만명(아시아 전체 대비 0.1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해수면 상승은 자연 경관과 관광 행태 등에도 큰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개발 도서 국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연간 관광객 60만명이 뿌리고 가는 관광 수입이 GDP의 30%를 차지하는 몰디브 등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상승은 간접적인 피해도 유발한다. 중국 북서부와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의 평균 기온은 2100년까지 8도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시아 상당 지역에서 각각 강수량이 50% 이상 늘어나 홍수 피해가 증가할 가능성더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다. 기온 상승 탓에 노년층 사망자가 수만 명 증가하고, 고온다습한 날씨로 모기가 옮기는 말라리아나 뎅기열 등 질병이 확산할 수 있다.
프리티 반다리 ADB 지속가능개발 및 기후변화국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특히 기후 변화에 취약하다. 기후 변화에 따른 강도 높은 영향이 전 지역에 미칠 것이다"면서 "각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대비가 절실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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