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진 "출산후 쉬는데 캐스팅···연기욕심에 머리 확 잘라"
■JTBC '품위있는 그녀' 차기옥 役 '강남 사모님' 현실감있게 표현 주목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숏커트는 모든 여성이 소화하기 어려운 스타일이다. 얼굴의 단점을 머리카락으로 가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계란형의 또렷한 이목구비를 가진 배우 유서진(40)은 숏커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JTBC 금토 드라마 '품위있는 그녀'에 차기옥 역으로 열연 중인 그녀는 "캐릭터를 위해 헤어스타일에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배우들에게 스타일 변화를 각각 고민해달라고 했을 때 자신있게 머리를 자르겠다고 했죠." 유서진은 "사실 처음에 머리해준 친구는'커트하려면 얼굴이 샤프해야 한다, 살을 더 빼야 한다'며 숏커트를 권하지 않았지만 숏커트가 차기옥 이미지에 잘 맞을 것 같아서 아까워하지 않고 머리를 잘랐다"고 했다.
유서진은 "아이를 낳고 쉬고 있는 때라 올해까지는 드라마를 못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며 "차기옥 캐릭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연기적으로 욕심이 났다"고 했다. 차기옥은 묻혀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확실히 스토리가 있는 캐릭터였어요. 특히 외모적인 게 갖춰져야 하는 역할이라 날씬함을 보여줘야했다. 그녀는 "살빼는 게 제일 힘들었다. 급하게 다이어트를 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세련된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차기옥을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링에 많은 공을 들였다. "예전에는 코디네이터가 촬영장으로 옷을 갖고 오면 골라서 입었는데, 이번 드라마는 항상 촬영 전에 의상을 미리 정해놨다. 드라마 한 회 안에서 옷 색깔도 겹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다. 코디네이터가 예쁘고 좋은 옷을 찾기 위해 발품을 많이 팔고 고생했다."
하지만 극중 남편 장성수(송영규)가 불륜을 저지른다. 브런치 모임 일원인 정다혜(오경희)와 남편이 바람이 난 사실을 안 유서진은 브런치 모임에서 분노를 참지 못하고 파스타를 던지는 등 살벌한 난투극을 벌였다. 이 장면은 많은 화제를 모으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겼다. "사실 대본을 받기 전에는 차기옥이 냉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본을 보니 머리끄댕이를 잡고 난투극을 벌이는 것이었다. '의외인데'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잘 할지 생각했다. 배우들끼리 워낙 친한데다, 파스타가 정확히 날아가면서 NG 없이 한 번에 촬영을 마쳤다."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차기옥 행보는 같은 상황에 처한 우아진(김희선)과 다르다. 우아진은 남편 안재석(정상훈)과 윤성희(이태임)의 외도에 이혼 소송을 통해 홀로서기를 시작하지만, 차기옥은 남편을 향한 마음을 차마 버리지 못한다. 남모를 가슴앓이를 하며 다양한 감정선을 드러낸다. "드라마적으로 상반된 대처를 보여주는 게 좋은 것 같다. 사실 우아진처럼 행동하고 싶은 게 여자들 바램이지만 이건 로망이다. 차기옥의 대처 방안이 일반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현실인 것 같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보니까 이혼이 쉽지 않겠구나 싶다. 예전에는 '왜 아이 때문에 참고 산다고 하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아이를 낳아보니 그 마음을 알겠다."
유서진은 "사전제작 드라마는 처음이었다"며 "결과를 하늘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홀가분하게 드라마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남편도 매회 재밌게 챙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윤철 PD의 연출 패턴이 섬세하다. 함께 생각하고 노력했던 부분에 대해 시청자들 반응이 좋으니까 기쁘다." 그녀는 "드라마가 잘 된 게 감사하고,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20살 때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하면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면서 '무슨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끊임없이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욕심이 있다면, 시청자들에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