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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30년간 발레하면서 수천·수만번 넘어졌다"

등록 2017-08-07 13:29:26   최종수정 2017-08-22 09: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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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 세계가 감동한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씨가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를 냈다. 2017.08.07. (사진=인플루엔셜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30년간 발레를 하면서 수천 번, 수만 번 넘어졌다. 무대에서 넘어지고 부상을 입어도 웃으면서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돌이켜보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후회되는 일도 많다. 그럼에도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이유는, 지금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꿈은 손끝에 닿아 있다는 것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내가 최고의 발레리나가 되기 위해 내 인생을 포기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해다. 나는 발레를 위해 내 인생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발레를 하는 내내 행복했다. 발레가 나 자신이고 내 인생이기 때문이다."(310쪽)

전 세계가 감동한 세기의 발레리나 강수진(50)씨가 '한 걸음을 걸어도 나답게'를 냈다.

지난 30여 년 간 세계무대를 주름잡던 영광의 스토리부터 2014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발레단인 국립발레단의 예술감독에 부임해 리더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인생과 철학이 담겼다.

세계무대에서 최고의 명성을 지켜온 발레 스타 강수진의 출발은 사실 그리 화려하지 않았다. 남들보다 늦게 발레를 시작했고,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최연소 입단 후 7년 동안이나 스포트라이트 바깥에서 군무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조급해하거나 남들과 경쟁하기보다 오늘을 100%로 살아내며 오직 자신과 경쟁했다. 토슈즈를 수백 켤레씩 갈아치우며 하루 18시간씩 연습을 이어갔을 뿐이다.

불투명한 미래와 고단한 현실 속, 열정이나 꿈이라는 말이 버겁게만 느껴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그녀는 "하루만이라도 있는 힘껏 살고 그 단순한 보람을 느껴보라. 무엇보다 그렇게 하루를 힘차게 살아낸 자신을 믿어보라"고 말한다. 그 단순한 보람이야말로 진정으로 스스로를 돌보고 사랑하게 만드는 힘, '나답게' 인생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힘이기 때문이다.

강수진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무대에서 넘어지기는 부지기수였고 목 아래로 부러지지 않은 뼈가 없을 정도로 늘 부상을 달고 살았다. 정강이뼈 부상으로 1년간 발레는커녕 걸을 수도 없는 암담한 현실에 처해 절망한 적도 있다.

그러나 다른 발레리나가 은퇴를 생각하는 33세의 나이에 강수진은 화려하게 재기했다. 책에서 그녀는 무대에서 넘어졌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일어나는 것임을 강조한다. 오히려 절망의 터널을 겪고난 뒤 자신의 연기가 더 깊어졌음을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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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수많은 작품을 준비하면서 넘어지지 않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무대 위에서 화려하게 날아올랐다가 곤두박질쳐 망신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인생에서 넘어지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일어서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나 넘어진 그 자리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아프다고 주저앉으면 그 무대는, 그 인생은 거기서 끝난다. 수없이 일어섰기에 사람들이 '강수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듯이, 당신도 세상이 모두 아는 당신만의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다.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기를.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180쪽)

"다방면에 재능 있는 사람들이 주목받는 세상이지만 나는 평생 발레 하나만 보고 살았다.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내가 선 무대에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내일 뭔가 대단한 일을 이루겠다고 말하기보다는 오늘 무엇을 할까를 고민하는 삶이었다. 한 번 사는 인생,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한다면 얼마나 아쉬울까. 내일 발레를 못하게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언제나 그런 생각이 나를 가득 채웠다. 나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발레를 오늘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사랑했다."(88쪽)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은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발레에 중독된 사람'"이라며 "정확히 말하자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매일매일 아주 조금씩 실력이 느는 그 맛, 그 기쁨에 중독된 사람이다"고 말했다.

"오늘 연습한 만큼 조금씩 달라지는 내일을 알기에 매순간 후회 없을 만큼 연습에 연습을 이어왔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고, 누구도 내가 이토록 화려하게 비상하리라 예상하지 못했다. 나 역시 내 속에 이렇게 뜨거운 열정이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없었다." 316쪽, 인플루엔셜, 1만49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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