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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완벽한 부활

등록 2017-08-14 09: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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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AP/뉴시스】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30)이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욕 시티 필드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17.08.07.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코리안 몬스터’가 완벽하게 부활했다. 2년간의 공백 끝에 올 시즌 LA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류현진(30) 이야기다.

2015년 왼 어깨,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2년간의 암흑기를 보냈던 류현진은 올 시즌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전성기였던 2013년, 2014년 같지 않았다. 직구 구속은 예전 같지 않았고, 타자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다. 이닝 소화 능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타선 지원까지 받지 못해 승수를 좀처럼 쌓지 못한 류현진은 팀 내 선발 경쟁에서 밀려 지난 5월26일에는 불펜으로 등판하기도 했다.

위태롭게 선발 한 자리를 지켜가던 류현진은 후반기 들어 완전히 부활했다. 그가 메이저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했던 2013년, 2014년 야구팬들이 봤던 모습이었다. 6월23일 뉴욕 메츠전부터 지난 7일 메츠전까지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패배 없이 1승, 평균자책점 1.82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컷 패스트볼을 장착하고, 직구의 힘도 되살아나면서 그야말로 ‘팔색조’의 면모를 자랑하면서 부활을 노래했다. 6월까지 5선발 경쟁자로 거론됐던 류현진은 이제 포스트시즌 선발 후보로 위상이 올라갔다.

 ▲후반기 들어 연일 쾌투

2년간의 공백을 깬 류현진은 부푼 꿈을 안고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어깨 수술을 받기 전 시속 93마일까지 나왔던 직구 구속이 좀처럼 시속 90마일을 넘기지 못했다. 느리고 힘없는 류현진의 직구는 메이저리그 강타자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전반기에 14경기에 등판해 72⅔이닝을 소화하면서 류현진은 무려 15개의 홈런을 얻어맞았다. 변화구로 버텨봤지만, 직구에 힘이 없는 탓에 위력적이지 못했다. 짜임새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이면 작아졌다. 잘 던져도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일이 적잖았다.

결국 선발 경쟁에서 한 발 밀린 류현진은 5월26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불펜으로 등판하기도 했다. 알렉스 우드의 부상으로 금방 다시 기회를 잡았지만, 여전히 전성기적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류현진은 6월29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왼 발 부상을 당해 전반기를 일찍 마감해야 했다.

후반기 첫 등판인 지난달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류현진은 5이닝 2실점으로 그저 그런 성적을 냈다. 하지만 류현진은 7월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7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5피안타 무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있었다.

류현진은 7일 메츠전에서 8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펼쳐 팀의 8-0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후 한 경기에서 1개의 안타만을 맞은 것은 처음이었다. 6월18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50일 만에 시즌 4승째(6패)를 추가했다. 지난달 25일 미네소타 트윈스전 5회부터 15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간 류현진은 평균 자책점을 3.53까지 끌어내렸다. 현지 언론들은 괴물의 면모를 되찾은 류현진이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을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다르빗슈 합류가 일깨운 승부욕

메이저리그 전체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인 다저스의 시선은 포스트시즌을 향해 있다. 1988년 이후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꿈꾸고 있는 다저스는 지난 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 직전에 텍사스 레인저스에 유망주 3명을 내주고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를 영입했다.

다르빗슈의 영입으로 안 그래도 포화 상태이던 다저스 선발진 내 경쟁은 한층 뜨거워졌다. 허리 부상 중이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조만간 돌아올 예정이고, 다르빗슈와 우드, 리치 힐, 마에다 겐타, 류현진이 모두 선발 자원이다. 부상자명단(DL)에 올라있는 브랜던 매카시도 있다. 부상이 없다면 1, 2명 정도는 선발진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현재 성적으로는 마에다와 류현진, 매카시가 나머지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구도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마에다가 후반기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다. 이에 자극을 받은 것일까. 류현진도 동시에 살아났다. 현지 언론들은 다저스 팀 내 선발 경쟁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류현진은 일단 이와 관련된 질문에 “우리 팀이 승리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선발 투수로서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우리 팀에 정말 좋은 선발 투수들이 많다. 팀 내 경쟁은 우리 모두를 위해서 좋다. 모두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려고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며 “팀 내 경쟁이 팀 뿐 아니라 나에게도 좋은 결과를 안겨주고 있다.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컷 패스트볼도 ‘자유자재’

직구 구속이 저하되면서 다른 변화구도 힘을 쓰지 못하자 류현진은 시즌 중임에도 불구하고 컷 패스트볼을 추가했다. 같은 좌완 투수인 댈러스 카이클(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영상을 보면서 익힌 것을 실전에서 활용했다. 왼손 투수가 던지는 컷 패스트볼은 오른손 타자 몸 쪽으로 파고든다. 시즌 중에 구종을 추가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류현진은 컷 패스트볼도 자유자재로 던지고 있다. 직구 구속이 확 오른 것은 아니지만 류현진은 속구 계열의 컷 패스트볼을 추가하면서 다른 변화구도 효과를 보고 있다. 특히 단 1피안타를 기록한 지난 7일 메츠전에서 류현진은 직구(33개)와 컷 패스트볼(22개), 커브(20개), 체인지업(17개), 슬라이더(4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메츠 타선을 요리했다.

류현진은 구종을 가리지 않고 완벽한 제구를 선보였다. 4회까지 직구와 컷 패스트볼, 주무기 체인지업을 적절히 배합했고, 여기에 느린 커브를 던져 메츠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힘이 떨어지는 5회부터는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구사했다. 시속 80마일 후반대의 컷 패스트볼을 메츠 타자들이 노려 쳐도 힘없는 내야 땅볼이 됐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에 대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것이 최근 호투의 이유라고 생각한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과 이날 경기에서 직구 뿐 아니라 느린 변화구도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었다”며 “직구 구속도 꽤 좋아졌다. 두 가지 이유 덕분에 투구 내용이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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