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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中 표절]'효리네민박'도 비슷하게···韓방송 베끼기 '심각'

등록 2017-08-20 09:00:00   최종수정 2017-09-05 08: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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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효령 손정빈 기자 = #1. 중국 톱 여배우 조미를 비롯해 배우 황효명·주동우·장량 등 5명의 중국 연예인이 태국에서 보름 동안 중식당을 운영한다. 프로그램 콘셉트, 자막 폰트, 식당 내부 구조, 촬영 구도 모두가 비슷하다.

 심지어 반다나(스카프 대용으로 쓰이는 큰 손수건)를 헤어밴드로 착용한 조미의 스타일은 정유미를 따라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tvN '윤식당'과 유사한 포맷으로 표절 논란에 휩싸인 중국 후난위성TV의 '중찬청'이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 시청률은 1.36%(CSM전국망 기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시청률 1%만 나와도 대박이다.

#2.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후난위성TV는 오는 10월 새 예능프로그램 '친애하는 객잔'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이번에는 JTBC '효리네 민박'이 타깃이다. '효리네 민박'은 가수 이효리와 남편 이상순이 실제 본인들의 집에서 민박을 운영하며 일반인 투숙객과 함께 하는 모습을 담아낸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이다.

 '친애하는 객잔'은 부부가 숙박시설을 운영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다. 포맷이 유사성을 띄고 있어 방영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JTBC는 "중국 후난위성에 '효리네 민박' 판권을 판매한 적이 없다"며 "제작진이 두 프로그램의 유사성을 검토한 후에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쳤다. 지난 6월 중국 아이치이에서 첫 방송된 '랩 오브 차이나' 역시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포맷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로고마저 비슷하다.

이와 관련해 Mnet 측은 "'랩 오브 차이나'는 CJ E&M이 공식 판매한 콘텐츠가 아니다"라며 "정식 구매 절차 없이 유사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최근 다수의 중국 매체들은 오는 12월 안후이TV를 통해 '우리들의 청춘기(我们的靑春期)'가 첫 방송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응답하라1988'과 유사한 각본에 따라 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내부에서도 '중국판 응답하라 1988'로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tvN은 중국 방송사에 ' 응답하라1988' 판권을 판매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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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MBC '무한도전', KBS 2TV '개그콘서트'·'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JTBC '히든싱어'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도 대상이 됐다. 중국 내에서도 표절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해당 중국 방송국들은 일제히 부인하거나 대응하지 않는다.

앞서 KBS는 지난해 1월 중국 상하이 둥방위성TV에서 방송한 '사대명조(四大名助)'란 프로그램이 KBS 인기 예능 '안녕하세요'를 표절한 의혹과 관련해 항의했다. 둥방TV 측에 방송 중단과 정당한 판권 구입후 제작 방송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사대명조' 제작진은 "여러 토크 쇼 형식을 참고했을 뿐 콘텐츠가 다르다"며 표절 의혹을 부인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 방송가는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지난해 7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확정으로 한중 관계가 냉각기에 접어든 이후 중국 방송가에서 한국 프로그램을 대놓고 베끼고 있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지금 사드때문에 우리 정부가 표절에 대해 소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외교적인 상황을 중국 콘텐츠 제작자들이 악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한동안 표절이 주춤했다가 사드 배치 이후에 계속 베끼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저작권과 관련해 정당한 대가를 주고 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 PD들 같은 경우도 중국에 가서 노하우를 많이 전수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이용만 당하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중국 진출보다는 한국에서 어떻게 제작환경을 개선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중국 쪽에서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이후에 포맷 구입이 힘들어졌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며 "사실 방송가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중국이 이런 플레이를 많이 하고 있다. 공동 합작 스타일로 들어왔다가 상대국 노하우를 다 빼먹으면 퇴출시키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방식이 방송가 쪽에서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포맷구입 비용이 비싼 것도 아니고, 구입하면 직접 PD가 가서 노하우도 제공한다. 그렇게 할 수 있는데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자꾸 베끼니까 방송사 입장에서는 많이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카피(copy·베끼기)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고 법적인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저작권이라는 게 사실관계를 따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법적인 조치를 취한다고 실제로는 방송이 다 끝나고 나서야 진위 여부가 가려지는 상황이다. 카피 당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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