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면 나오는 '연예인 부부' 예능 시대···'5포세대' 대리 만족?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실제 본인들 집에서 민박을 운영하는 모습을 담은 JTBC '효리네 민박'은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20일 방송은 시청률 9.99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돌파하면서 JTBC 역대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출연하는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은 월요일 심야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채널A '아빠본색'에서는 김형규·김윤아 부부, 이윤석·김수경 부부 등이 출연 중이다. 2015년 5월 결혼한 장윤주·장승민 부부는 올해 1월 첫 딸을 출산했다. 달콤한 신혼기를 거쳐 소중한 첫 아이와 함께하는 '신혼의 완성'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다. 오상진·김소영 부부는 아나운서 선후배 사이로 연예계에서 '모범부부'로 잘 알려진 커플이다. 올해 4월 30일에 결혼해 이제 갓 100일이 지난 초 신혼부부다. 이들이 선보일 풋풋한 신혼일기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부부 예능' 봇물 이유는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현실을 사는 부부들이 가상 결혼 커플이 떠나간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지금 결혼해서 잘 사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모습에 대한 열망이나 로망이 있다. 방송사에서 현실적으로 부부생활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대안을 찾아보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부터 연예인들 이야기는 늘 대중들의 관심사인데, 우리 시대의 결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같이 생각해보자는 것"이라며 "일종의 대리만족일 수도 있다. 3포세대(연애·결혼·출산)·5포세대(3포세대+내 집 마련·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현실적인 결핍을 연예인 부부가 대리 총족시켜주는 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 평론가는 "노총각·노처녀이던 연예인들이 몇 년 전부터 뒤늦게나마 결혼하고 애를 낳고 있다"며 "지금 결혼하기 어려운 사회고 육아와 양육이 힘들기 때문에 그걸 오히려 할수록 여유가 있고 사회적인 위치를 알리는 홍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예인들 같은 경우는 일반인보다 훨씬 잦은 이혼을 하고 불행한 경우가 많다"며 "가정을 잘 이루게 되면 자신의 브랜드를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연예인들이 전반적으로 결혼을 잘 해서 가정을 이루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게 해야 연예인이 더 많이 방송 활동을 하고 작품, 광고를 찍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혼이든 어느 정도 부부 생활을 했던 간에 항상 현실적인 고민보다는 놀이·유희 코드로 많이 풀어낸다"며 "사실 일반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때문에 부부관계나 가족 관계가 꼬이면서 많은 문제들이 생긴다. 이걸 배제해버리고 부부 그 자체만을 다루기 때문에 판타지 속에 가십거리 정도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만큼 차별화도 쉽지 않고, 출연자 인기에 따라 프로그램의 시청률도 결정된다. 연예인 부부 예능의 한계가 여기에 있다"며 "겉으로 형식적으로 봤을 때는 연예인 부부가 나오는 것이지만, 사실은 어떤 셀러브리티(Celebrity·유명인사)가 나오느냐에 따라 흥행 결과가 달라진다. 실제로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는 연예인 부부가 나와야 시청률이 좋은데, 대개 유명하거나 시청자들이 보고싶어하는 부부들은 방송국들이 입도선매에 나선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새로운 부부를 발굴해야 하는데 그것이 가장 어렵다"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