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을 막아라②]한국마사회, 불법 경마 퇴치 분주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한국마사회(회장 이양호)는 지난 1월 경기 광주경찰서와 공조해 국내 최대 규모의 불법 베팅 사이트 운영자들을 검거했다.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마사회는 지난해부터 오랜 시간 물밑작업에 착수했다. 불법경마 현장정보를 입수한 한국마사회 사이버 단속팀은 수 차례 현장확인을 근거로 범죄 조직을 '센터급'으로 판단, 관할 사법기관인 경기 광주경찰서 사이버팀과 함께 공동수사에 들어갔다. 실제로 단속이 진행된 것은 지난 1월22일이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무려 5시간 이상 잠복한 끝에 한국마사회와 광주서는 불법 베팅 대형조직를 운영해온 일당 3명을 검거했다. 이번에 검거된 불법 베팅 조직 운영자들은 한국마사회가 일명 '센터'라 부르는 인터넷 불법 베팅 프로그램을 122개나 운영 관리해오고 있었다. 센터는 한국마사회가 전국적으로 운영하는 '장외발매소'에 비유할 수 있는 것으로 센터 하나당 일평균 매출이 15억원에 육박한다. 122개 센터가 운영하는 하부조직은 무려 9760개에 달했다. 단속 당일에만 불법 베팅 1704억원어치가 이뤄지는 등 1월20~22일 3일 동안 오간 판돈만 무려 5208억원에 달한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26조원으로 한국마사회 연간 마권 발매금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이전까지 한국마사회가 적발한 최대 불법 베팅 운영센터는 지난해 3월 서울시 응봉동 건이었다. 당시 4명을 검거했으며, 당일 판돈은 521억원이었다. 형사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불법 경마 규모는 2008년 2조원에서 지난해 13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마사회의 불법 경마 근절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다. 오는 10월31일까지 불법 경마 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한다. 한국마사회는 단속 전담반을 확대해 투입하고, 그간 단속이 소홀했던 지방 사업장도 집중해서 단속한다. 제보자에게 지급하는 포상금을 이 기간 20% 더 지급(최대 1억원)한다. '사이버 도박 집중 단속 기간'을 운영하는 경찰청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경찰은 불법 경마 사이트 운영자를 폭력조직 간부급으로 간주, 형법상 '범죄단체 조직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단순이용자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할 계획이다. 단속만 하는 것이 아니다. '불법 경마 근절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어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불법 도박의 폐해를 막고, 건전한 경마문화 정착을 도모할 수 있는 시민의 참신한 아이디어도 수혈한다. 올해는 지난 5월12~6월11일 3개 부문(슬로건, 포스터, 근절 대책 방안)에 걸쳐 '불법경마 근절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근절 대책 방안 부문에서는 '캠페인 송 등을 활용한 홍보 방안'을 제안한 방기성씨. 슬로건 부문에서는 ‘불법경마에 아름다운 질주란 없습니다!’를 낸 윤영국씨, 포스터 부문에서는 하정훈씨가 각각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들에게는 한국마사회장상과 총 780만원 상당의 상금이 전달됐다. 한국마사회는 불법 경마 근절 홍보에 입상작을 활용하는 한편, 대책 방안 부문 제안들을 단속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IT 기술 발달로 신종 불법 경마 사이트가 등장하고, 운영이 범죄 조직화하는 추세”라며 “경찰과 합동 단속해 불법 경마 공급과 수요를 모두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적인 보완을 통해 불법시장을 합법시장으로 유도하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