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아빠 수사 결과는 나왔지만···남은 의혹 수두룩
부인 자살 방조 관측도···계부 성폭행과 연관 재산 형성 의문···장애인 연금 등 중복 수급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어금니 아빠' 이영학(35)씨가 여중생 딸의 친구인 A(14)양을 살인하고 유기한 사건의 전말이 경찰 수사 발표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씨를 들러싼 모든 의혹들이 시원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 여중생 살해 유기 사건만 그 실체를 드러냈을 뿐이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13일 이씨를 강제추행살인 및 추행유인·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이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택에서 딸(14)의 친구인 A양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재운 뒤 하루 동안 음란행위를 하다가 A양이 깨어나 저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씨의 A양 살인과 사체 유기에만 수사를 집중했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만큼 이제는 이씨가 부인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당초 이번 살인 사건이 벌어지기 전 이씨 아내 자살 사건에 대해 내사 중이었다. 이씨가 아내 최모씨의 자살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달 5일 서울 중랑구 자택에서 투신했다. 경찰은 최씨가 숨질 당시 집에 함께 있던 이씨가 아내의 자살을 말리지 않은 혐의가 있다고 봤다. 최씨의 시신에 상처가 있던 점으로 미뤄 이씨가 최씨를 폭행했을 가능성도 염두해두고 있다. 최씨의 자살에 더 많은 의혹이 남는 것은 최씨가 자살하기 4일전인 지난달 1일 "의붓 시아버지(이씨의 계부)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이씨의 계부 B(60)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다는 점이다.
최씨의 성폭행 고소건은 강원 영월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며 최근 춘천지방검찰청 영월지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3번이나 기각됐다. 검찰은 성폭행인지 불분명하다고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성매매 알선 의혹도 받고 있다. 이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함께 할 동생 구함', '나이 14부터 20 아래까지', '개인룸·샤워실 제공' 등 성매매 종사자를 모집하는 듯한 글을 게시했다. 또 이씨가 인터넷에서 1인 성인 마사지숍을 운영했다고 의심할 만한 증거들이 나오기도 했다. 경찰은 이씨가 아내에게 성매매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곧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씨가 아내 최씨를 포함해 모집한 여성들의 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해 성인 사이트에 올려 수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경찰이 이씨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분석한 결과 본인 휴대전화에는 성관계 동영상이 없었다. 다만 이씨 클라우드(온라인 저장 서버) 계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이 다수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의 클라우드 계정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성관계 동영상이지만 등장 인물이 아내 최씨인지, 누구인지 정확하게 확인을 해봐야 한다"며 "성매매 여부, 이같은 동영상을 촬영해 판매했는지 여부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애초 언론을 통해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을 내비쳤던 이씨의 재산 형성 과정 역시 의혹으로 남아있다. 이씨는 앞서 2006년 딸과 함께 동일한 희소병인 '거대 백악종'을 앓는 사연이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이후 공개적으로 치료비 후원을 부탁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무직임에도 집 두채를 월세로 계약했다. 이 중 한 채는 지난 3일 자로 계약,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도피 차원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가 A양의 시신을 강원도 영월 야산에 유기한 시점이 지난달 30일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또 기초생활 수급자에 장애인 연금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와 이양, 숨진 아내 최씨는 지난 2007년부터 매달 생계급여 109만원과 장애수당 등을 포함해 약 160만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email protected] |